중국 공산당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위원에 여성이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1997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23일 공개된 20기 중앙정치국 위원 명단에 따르면 유일한 여성 위원이었던 쑨춘란(72) 부총리가 명단에서 빠졌지만, 그를 이어 중앙정치국 위원으로 임명된 여성은 없었다.
선이친(63) 구이저우성 당 서기가 여성 몫으로 중앙정치국 입성이 점쳐졌지만, 결국 명단에서 제외됐다. 정치국원 중 여성이 단 한 명도 없었던 경우는 1997년 제15차 당대회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상무위원 7인도 모두 남성이 지명되면서 1949년 건국 이래 여성 상무위원이 단 한 명도 없던 역사도 계속 이어지게 됐다.
중국에서 여성의 사회적 진출은 비교적 활발한 편이지만, 정치권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상무위원뿐 아니라 중앙정치국 위원에 여성이 단 한 명도 들지 못하면서, 중국 정치권의 여성 차별 논란도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400명 가까운 공산당 중앙위원회에서도 여성의 비율은 약 8%에 그친다.
서방 언론은 시진핑 주석 중심의 절대 권력 강화 움직임과 남성 중심적인 문화 등이 여성의 정계 진출을 제약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CNN은 "정치국원들의 대부분을 한족 남성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빅터 시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대 중국 전문가는 "우리는 중국에 매우 유능한 여성들이 많다는 것을 알기에 이것이 비극이라고 생각한다"며 "정치권에 고위직 여성이 없으면 어린 여성 간부들의 고위직 진출을 돕는 사례도 적어지고 이는 당내 양성평등에 오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