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러시아와 이란의 밀착에 공개 경고장을 날렸다.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고전하는 러시아에 이란 무기가 지원되는 것을 묵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이란군 인력이 크림반도에서 러시아 작전을 지원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지금까지 수십 기의 무인기(드론)를 받았고 앞으로도 계속 추가로 받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들은 이란이 러시아에 자폭 드론 ‘샤헤드-136’ 등을 공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일 크림대교 폭파 이후 러시아군은 미사일과 드론을 활용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 주요 도시 민간시설은 물론 발전소 등 에너지 기반 시설을 공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체 전력망의 40%가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러시아와 이란은 무기 공급 사실을 계속 부인하고 있다.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가 무인기를 우크라이나 군사 및 민간 표적을 대상으로 사용했다는 광범위한 증거가 있다”며 “이란과 러시아가 세상을 상대로 거짓말을 할 수는 있지만 결코 그 사실을 숨길 수는 없다”라고 밝혔다.
미국은 특히 이란이 러시아에 지대지미사일을 공급할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16일 이란이 사거리 300~700㎞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러시아에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의 군수품 부족 상황을 고려하면 러시아가 이란에서 지대지미사일 같은 첨단 재래식 무기를 확보하려고 할까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란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와 이란의 무기 거래와 관련한 모든 제재를 앞으로도 강력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19일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공개 회의에서도 이란의 드론 제공 관련 전문가 패널 보고 청취가 있었다. EU는 이란의 드론 제작업체 샤헤드항공산업과 이란군 고위급 인사 3명을 제재 대상에 올리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