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이어 '핵심 광물'...바이든, 공급망 구축에 4조 투자

입력
2022.10.20 15:00
17면
전기차 배터리 원료 핵심 광물 챙기기
바이든 "배터리 75% 중국에서 생산"
한국·G7과 글로벌 공급망 구축 협력

미국이 반도체, 바이오산업 등에 이어 전기차 배터리 원료와 핵심 광물 공급망 확보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첨단 산업과 그 원료의 공급망을 동맹·우호 국가 중심으로 구축해, 경쟁국으로 부상한 중국 위주의 공급망에서 탈피하겠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전기차 배터리 미국 내 제조와 핵심 광물 미국 내 생산 활성화를 위해 28억 달러(약 4조 원)를 지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처리된 ‘인프라(사회기반시설)구축법’에 따라 책정된 보조금 중 1차분을 12개 주(州)에 있는 20개 배터리 관련 기업에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보조금을 받은 기업의 자체 투자분까지 포함하면 총 90억 달러가 투입된다. 이번 투자로 연간 약 200만 대의 전기차에 공급할 수 있는 리튬을 비롯해 △흑연 △니켈 △산화규소 등의 생산설비가 구축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 공급망 강화를 위한 범정부 차원의 노력인 ‘미국 배터리 광물 구상’도 발표했다. 그는 배터리 기업들과의 화상회의에서 "자동차의 미래는 전기차이고, 배터리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데 지금 배터리 75%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며, 이번 발표 역시 중국을 겨냥했음을 분명히 했다.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 생산량도 미국 점유율이 1996년 27%에서 2020년 1%로 낮아진 상태다. 백악관도 “현재 중국이 핵심 광물 공급망의 많은 부분을 통제하고 있다"며 "미국 내 채굴·가공·재활용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전기차 개발과 도입에 차질이 생기고 신뢰할 수 없는 외국 공급망에 의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다른 국가들과 반(反)중국 전선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백악관은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발표된 ‘글로벌 인프라·투자 파트너십(PGII)’을 통해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손잡고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일대일로’에 맞서는 미국과 서방 중심 PGII를 핵심 광물 확보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백악관은 또 지난 6월 출범한 ‘핵심 광물 안보 파트너십(MSP)’도 연계한다고 밝혔다. MSP에는 한국을 비롯해 호주, 스웨덴, 핀란드 등도 포함돼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2월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의약품 △핵심 광물 등 4대 핵심 품목 공급망 점검 행정명령을 내렸다. 특히 중국이 희토류 등 핵심 광물 생산부터 제련까지 공급망을 주도하는 것은 반도체나 배터리 생산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국은 경제안보 측면에서 대비책 마련을 중시해왔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