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성(性) 접대 의혹 ‘폐쇄회로(CC)TV 동영상’은 없다고 결론 내렸다. 경찰은 이 전 대표의 성매매특별법 위반 및 알선수재 등 혐의는 공소시효 만료를 이유로 불송치하고, 무고 혐의만 검찰에 송치했다.
앞서 서울경찰청 반부패ㆍ공공범죄수사대는 13일 이 전 대표의 증거인멸 교사 및 김철근 전 당대표 정무실장의 증거인멸 혐의 등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혐의 없음 처분했다. 증거인멸 교사는 이 전 대표가 성 접대 의혹이 제기된 지난해 말 김 전 실장을 제보자 장모씨에게 보내 관련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는 내용이다.
19일 공개된 불송치 결정서에 따르면, 경찰은 해당 의혹을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에 제보한 장씨와 피의자들의 통화 녹취 파일, 문자메시지, 휴대폰 전자정보, 호텔 CCTV 자료 등의 증거를 종합 분석한 결과, 장씨가 갖고 있다고 주장한 성접대 CCTV 동영상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장부 등의 다른 증거도 없다고 봤다. 경찰 관계자는 “증거가 없는 만큼 이 전 대표가 교사해 실제 증거가 인멸됐다고 볼만한 사정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은 법리적으로도 증거인멸 교사 혐의는 성립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법원 판례엔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해 수사기관에서 허위 진술하도록 교사하는 정도의 행위로는 증거를 위조하고 교사한 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고 나와 있다. 경찰은 이를 언급하며 “이 전 대표가 김 전 실장을 통해 허위 내용의 사실 확인서를 작성하게 하고 수사기관에서 허위진술을 하게 했다 하더라도, 이를 증거인멸 죄나 그 죄를 교사한 죄를 구성한다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전 실장이 장씨를 만나 ‘성 접대가 없었다’는 취지의 사실 확인서를 받고, 7억 원 투자각서를 써준 행위 자체는 인정했다. 그가 장씨와 통화할 때 사실 여부를 떠나 CCTV나 녹취파일의 존재를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었다는 것이다. 김 전 실장은 “진실한 사실로 믿고 사실확인서를 받았다. 투자 각서는 대가성이 없었다”고 진술했는데, 경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