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9일 국민의힘 원외당협위원장들과의 오찬에서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합쳐 대한민국을 다시 도약시키자"며 정부·여당의 합심을 강조했다. 이날 윤 대통령이 "종북 주사파는 협치 대상이 아니다"라고 발언한 사실도 알려졌다. 통상 정부·여당의 협치 대상은 야당을 이르는 만큼 윤 대통령이 지칭한 대상을 두고 논란이 일자, 대통령실은 "정치적으로 왜곡되는 일이 없길 바란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센터에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원외당협위원장 등 70여 명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윤 대통령은 오찬에 앞서 "나라 안팎으로 경제가 어렵고 안보 상황도 녹록지 않다"며 "이런 때일수록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확신을 갖는 것"이라고 밝혔다. 원외당협위원장들과 첫 대면인 만큼 정부와 당이 한마음이 될 것을 강조한 것이다.
오찬은 시작 전부터 당 안팎의 관심이 집중됐다. 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하 당무감사 추진을 앞둔 상황에서 마련된 자리였기 때문이다. 당 일각에선 당무감사를 두고 "원외당협위원장에 대한 특정 세력의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반발이 제기되면서 윤 대통령이 줄 세우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오찬에서는 당무감사나 차기 당권 등 현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경원 전 의원이 간담회에서 "대통령"을 선창하자, 참석자들이 "윤석열"을 세 차례 외치는 등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새로운 각오로 심기일전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밝혔고, 주 원내대표는 "원외당협위원장들과 각종 사안을 수시로 논의하는 원내부대표 채널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대통령실은 간담회 성격에 대해 "그동안 일선에서 함께 고생한 원외당협위원장들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된 '종북 주사파' 발언은 오찬이 끝날 즈음 나왔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자유민주주의에 공감하면 진보든 좌파든 협치하고 타협할 수 있지만, 북한을 따르는 주사파는 진보도 좌파도 아니다"라며 "적대적 반국가 세력과는 협치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이 뒤늦게 알려지자, 정치권에서는 협치 대상인 야당 내 특정 그룹을 지칭한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한 참석자는 "특정 정당을 지칭한 것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은 언론에 오찬 간담회와 관련한 서면 브리핑을 낸 이후 추가 언론 공지를 통해 진화에 나섰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한 원외당협위원장이 최근 북한의 도발과 위협을 언급하며 "종북 주사파 세력에 밀리면 안 된다"고 말한 것에 대한 화답 차원이라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국가 보위가 첫 번째 책무인 대통령으로서 기본적 원칙을 언급한 것"이라며 "헌법정신과 대통령의 책무를 강조한 발언을 두고 정치적으로 왜곡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