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위산업업체 주식 보유에 따른 이해충돌 논란을 두고 당내 ‘갈치 논쟁’이 커지고 있다.
앞서 전재수 의원이 지난 17일 이 대표 주식 보유 논란을 두고 “실망스럽다”고 직격한 것이 발단이었다. 이에 5선 중진이자 친이재명계인 안민석 의원은 이튿날 라디오 인터뷰에 나와 이 대표를 엄호했다. 안 의원은 전 의원을 동족을 잡아먹어 덩치를 키운다는 어류 갈치에 빗대며 “갈치 정치”라고 꼬집었다. 해당 논란을 계기로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도 전 의원을 향해 “엄중한 시기에 내부 총질을 한다”며 문자 폭탄 등 비난을 쏟아내는 형국이다.
이에 비이재명계인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19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 의원 옹호에 나섰다. 조 의원은 먼저 “검수완박이나 인천 계양을 출마, 전당대회 출마, 강성 지지층에 대한 태도 등의 과정에서 저는 일정 부분 (이 대표에 대해) 마음을 놨었다”며 당초 친이재명계였다가 비명계로 돌아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전 의원은 그런데도 (이 대표를) 계속 신뢰하고 애정하고 있다가 이번에 실망이 컸던 것”이라며 "신뢰 같은 게 컸기 때문에 그 반작용으로 실망도 그만큼 컸던 것이라고 짐작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어 “전 의원은 할 말을 한 것이다. 이런 얘기를 못 하면 그게 무슨 민주 정당이냐”고 강조했다.
그는 전 의원을 "갈치 정치"라고 비판한 안민석 의원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조 의원은 “(내부 총질을 하면 안 된다는 안 의원 주장은) 민주 정당에 절대 비판하면 안 되는 성역이 있다는 말로 들린다”며 “전 의원이 갈치라면 안 의원은 대왕갈치”라고 응수했다.
3선 중진 이원욱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전 의원에 대한 과도한 비난은 멈춰야 한다”고 공개 입장을 냈다. 그는 “전 의원의 이 대표 관련 발언에 대해 소위 개딸들의 비난이 많다”며 “개딸들께서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의원은 "벌거벗은 임금님을 만든 건 국민의 말을 막았던 관료이자, 스스로 말하지 않았던 관료였다"면서 "민주당이 식물정당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내부에서 건강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대선 패배 요인을 이 같은 당내 다양성 억압에서 찾았다. 그는 “우리가 정권을 빼앗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정말로 모르느냐”면서 “민주당이 총선 승리, 대선 승리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여러 개의 물길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