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문의 영광’과 ‘두사부일체’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배우 정준호(53)가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최종 후보에 올랐다. 이사장 추천이라 위원장에 위촉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배우가 국내 유수 영화제 집행위원장이 되는 것은 드문 일이다.
18일 영화계에 따르면 정준호는 최근 우범기(전주시장) 전주영화제 이사장 추천으로 집행위원장 최종 후보가 됐다. 2000년 첫 막을 올린 전주영화제는 부산국제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함께 국내 3대 영화제로 꼽힌다. 전주영화제 이사회는 11월 초 임시 회의를 열고 집행위원장 선정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당초 전주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영화인 3명을 집행위원장 후보로 상신했으나 우 이사장은 3명 대신 정준호를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전주영화제 정관에 따르면 이사장 또는 이사회 3분의 1 추천으로 집행위원장 후보가 될 수 있다. 정준호는 단일 후보를 유지할 경우 이사회 과반 의결을 거쳐 집행위원장이 된다. 이사회 추천 후보가 별도로 있으면 투표를 통해 과반 득표를 한 후보가 집행위원장이 된다. 현재 전주영화제 이사는 우 이사장을 포함해 배우 권해효, 방은진 등 8명이다. 우 이사장은 영화제 대중성 확보를 위해 정준호를 후보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이사장은 지난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전주시장에 첫 당선됐고 7월 취임 이후 전주영화제 이사장을 겸하고 있다.
1995년 MBC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입문한 정준호는 주로 코믹 연기로 대중과 만나왔다. 충무로국제영화제 운영부위원장, 대학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충남 예산 출신으로 전북 전주와는 연고가 없다. 배우 출신이 주요 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은 경우는 조재현, 고 강수연(1966~2022)이 대표적이다. 조재현은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9년(2009~2018)을, 강수연은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2년(2015~2017)을 각각 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