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치솟는데, 부채 연착륙 지원 겉돌아서야

입력
2022.10.19 04:30

은행 대출금리가 또 큰 폭으로 올랐다. 한은의 지난 8월 기준금리 인상분이 시차를 두고 시중금리에 반영된 후폭풍인 셈이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와 전세대출 금리를 0.44%포인트씩 올렸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은 연 6.05%에서 6.49%로 올랐다. 그만큼 주담대로 집을 사거나, 가게 운영자금으로 쓴 자영업자 등의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셈이다.

주담대 변동금리 상승은 대출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상승에 따른 것이다. 지난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40%로 지난 8월(2.96%)보다 0.44%포인트 상승했다. 2012년 7월(3.40%) 이후 10년 2개월 만의 최고치다. 한은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하기 전인 작년 7월(0.95%)과 비교하면 1년 동안 2.45%포인트나 오른 셈이다. 은행권에서는 지난 12일 한은의 2차 ‘빅스텝’ 영향이 반영될 경우 10월 코픽스는 4%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한다.

금융권 주담대 총액은 지난 5월 기준 약 823조5,000억 원, 전세대출은 은행권만 162조 원에 달한다. 그중 변동금리 비중은 주담대가 약 53%, 전세대출은 94%에 이른다. 이들이 이번 금리인상의 직격탄을 맞게 되는 셈이다. 뿐만 아니다. 가계부채 1,870조 원, 기업부채 2,476조 원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가계 이자부담은 약 12조 원 증가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그나마 정부의 연착륙 지원이 겉돌고 있다니 큰일이다. 일례로 소상공인 등 지원을 위한 새출발기금은 신청 개시 2주일이 지났지만 고작 1,000명 남짓 신청했을 뿐이고, 저금리 대환대출 프로그램 보증 공급액도 계획한 8조5,000억 원 대비 0.23%인 197억5,000만 원에 불과한 수준이다. 정책 취지와 달리, 현장에선 까다로운 심사와 고질적 보신주의로 시행이 지체되고 있다. 당국은 연착륙 지원책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분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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