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원성진 9단의 집중력

입력
2022.10.1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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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원성진 9단 백 이지현 9단 패자조 4회전 <6>



흑1, 3은 최선의 수순. 백4로 두 점을 살릴 때 흑5의 빈 삼각이 정교한 수법이었다. 백10, 12는 이지현 9단의 날카로운 노림. 11도 흑1로 상변을 차단했다간 백4, 6의 호수순으로 중앙 대마의 연결이 끊기고 만다. 원성진 9단 역시 이 수순을 인지하고 실전 흑13으로 중앙을 보강한다. 백14, 16이 이지현 9단의 마지막 패착. 백16은 흑17과 교환되어 집으로 손해인 교환이다. 백14 역시 흑15 자리에 먼저 단수치는 것이 올바른 상변 끝내기 수순. 실전 흑23이 놓이자 역전의 실마리가 완전히 사라졌다. 추격이 필요한 장면에서 백의 연속 실수로 오히려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결국 흑33이 놓이자 이지현 9단이 빠르게 투석하며 승부가 마무리됐다. 원성진 9단의 흑 불계승. 12도처럼 계속 진행돼도 반면 열네 집 가량의 큰 차이가 난다. 시종일관 난해한 진행이었지만, 우상귀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승리까지 거머쥐었다.

원성진 9단은 대국 후 “대국 초 중반 계속 어려웠다. 우상귀 패를 들어갈 때까지도 우세를 확신하지 못했다. 좌변 팻감을 백이 받지 못하고 해소하는 사이 좌변을 연타해서는 우세하다고 봤다"고 전했다. 승리한 원성진 9단은 신민준 9단과 패자조 결승 진출을 다툰다. 반면 패자조에서 3연승을 거두며 부활을 꾀했던 이지현 9단은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정두호 프로 4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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