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잊은 민족에 미래 없다"... '친일 공세' 몰아치는 이재명 노림수는

입력
2022.10.12 11:00
정부 여당 겨냥 연일 '친일 공세' 몰아치는 이재명
①지지층 결집②정국 주도권③사법리스크 회피?
"한일관계 도모하는 尹에 친일 프레임 부담 될 것"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12일 자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비장한' 문장 구절을 하나 올렸다. 별도의 배경 설명 없이, 파란색 바탕 위에 검은색 굵은 글자만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자주 사용한 '한줄 공약' 형태와 유사하다.

해당 문구는 일제 침략 만행과 과거사 왜곡을 반성하지 않는 일본 정부를 규탄할 때 많이 쓰이는 표현이다. 독립운동가 신채호 선생의 발언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 대표의 메시지는 정부여당을 겨냥한 '친일공세'의 연장선으로 해석됐다.

이 대표는 최근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 3국의 동해 연합훈련에 대해 "극단적 친일국방"(7일)이라 비판하며 친일 공세의 불씨를 지폈다. 일본 군함이 욱일기를 걸고 군사훈련에 동참한 걸 문제 삼은 것이다.

국민의힘은 "안보 위협을 도외시한 얄팍한 친일몰이", "죽창가 시즌2", "서울에 인공기가 펄럭여도 좋단 말인가"라고 반박하며 맞섰지만, 한반도 안보 위기가 고조되는 시기, 때아닌 친일공방만 벌이는 여야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

그 배경에는 우선 ①지지층 결집 노림수가 깔려 있다. 친일 대 반일 구도로 전선을 끌고 가는 게 ②정국 주도권을 잡는 데 나쁠 게 없다는 판단도 엿보인다. 윤석열 정부 지지율이 30%대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이 대표 취임 이후 민주당은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었다.

여권에선 ③성남FC 의혹 등 개인 사법리스크를 벗어나기 위한 국면전환용으로 이 대표가 친일 정국을 무리하게 끌고 가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 대표의 친일 공세가 오래 끌고 갈 동력은 없지만, 일정 부분 정치적 효과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한일관계 개선을 도모하려 애쓰는 윤석열 정부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윤 실장은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는 한미일 군사협력을 강화하며 이를 레버리지 삼아 강제징용 문제 등 한일관계에서 다른 부분도 진도를 빼보려는 전략이었을 텐데 친일 프레임 앞에서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일정 부분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