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하나 때문에 전쟁까지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게, 정말이야?”
“세계 3대 행사인 올림픽, 월드컵, 세계 엑스포를 모두 개최한 나라는 현재까지 단 6개국뿐. 우리나라가 일곱 번째가 될 수도 있다고?”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말고도 한국 출신 노벨상 수상자가 또 있다고? 게다가 노벨 재단이 재테크의 숨은 고수라니?”
우리는 자주 갸우뚱한다. 쏟아지는 뉴스를 보면 자주 자문하게 되는 탓이다. “이걸 다 나만 몰랐나?” 혹은 “이게 왜 이렇게 됐지?” 뉴스는 끊임없이 쏟아지고, 이슈 흐름은 시시각각 변한다. 전국, 아니 세계에서 벌어지는 오늘의 사건 사고를 알기란 결코 어렵지 않다. 하지만 그 맥락과 의미를 속속들이 쉽고 친절하게 해설하는 콘텐츠는 드물다. 앞서 나열된 물음표들에 대한 답이 아무리 뉴스를 봐도 잘 구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제는 팔을 걷고 찾아 나선다고 해도 깊이 있고 질 높은 정보 해설을 만나기가 꽤나 어렵다는 점이다. 균형감까지 갖춘 지식 정보를 기대한다면, 이를 만날 확률은 훨씬 떨어진다.
이 같은 매체 환경은 ‘뉴스 회피’로 이어진다. 디지털 뉴스 이용 행태를 국제적으로 비교하는 ‘디지털 뉴스 리포트’의 2022년 조사에 따르면, 한국 이용자 3명 중 2명(67%)은 뉴스를 회피한 경험이 있다. 2030세대는 특히 ‘자주 회피한다’는 답이 9%에 달해 아주 적극적이고 강하게 뉴스를 거부하고 있었다. 그 이유로는 △신뢰할 수 없거나 편향적이다 △정치·코로나바이러스 같은 주제를 너무 많이 다룬다 △뉴스가 내 기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많은 양의 뉴스가 쏟아져 지쳤다 등을 꼽는다.
각 언론 매체가 뛰어든 유튜브에서의 뉴스도 크게 다른 건 아니다. 특정 신념이나 정치적 입장 강화를 부추기는 뉴스 영상물이 적지 않다. 일부 매체가 저널리즘의 정신이나 공공성이 결핍되거나 말거나 확신 편향에 의해 움직이는 유튜브 생태계에 거침없이 올라탄 탓이다.
‘h알파’는 이런 뉴스 환경, 유튜브 생태계에서 한국일보가 선보이는 일종의 새 장르다. h는 묵음이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뉴스와 시시각각 변하는 이슈의 맥락을 짚고 그 배경을 친절히 말한다. 각종 이슈를 물음표만 가득한 단편적인 정보로 내버려두지 않는 것, 즉 저널리즘 과잉 속에 되레 심해지는 정보 결핍을 채우는 것이 목표다. 잠시 ‘반짝’이 아니고 1년 뒤, 10년 뒤에 봐도 유용할 지식과 정보들을 영리하게 눌러 담은 5~7분 길이 영상을 매주 두 차례 선보인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8시 한국일보 유튜브에서 만날 수 있다.
빛깔도 남다르다. 정보도 정보거니와 세련되고 감각적인 연출과 편집에 공을 들였다.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정보들을 호흡과 속도감이 남다른 영상미로 소화한다. 한 편 한 편이 단편영화 같기도, 광고 영상 같기도 하다. 휴대폰을 들고 누운 채 5~7분간 화면에 빠져들고 나면 “나만 몰랐나” 했던 이슈 배경 지식들이 쉽게 풀이돼 뇌리에 콕 박힌다. 그야말로 ‘기사 속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는 시간이다. 1분 1초가 아까운 구독자들을 위해선 47초 요약도 준비했다. 이 핵심은 숏폼 영상으로도 나온다. 이를 위해 뉴스룸의 멀티미디어부 기획영상팀이 구슬땀을 흘린다. PD 3명, 기자 2명, 작가 1명 등 30대 초중반 담당자들이 분투 중이다.
화면을 남다르게 만드는 데 힘을 준 것은 무엇보다 ‘뉴스 회피를 당해온’ 숱한 구독자들이 기분 좋게 매료될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목표 때문이다. 또한 ‘신문사 출신’ 한국일보가 엄청난 인력과 장비, 여력을 갖춘 여타 매체와 경쟁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헤맨 치열한 고민의 산물이다. 뉴스룸 안쪽 사정으로 시선을 돌리면 h알파의 등장은 비로소 한국일보가 영상 콘텐츠 제작에 더욱 진심을 다하는 콘텐츠 기업으로 한발 나아가고 있다는 시그널이기도 하다. 최근 이뤄진 Pran 채널의 리뉴얼과 함께 말이다. 제작을 이끄는 PD 직군의 핵심 역량을 비로소 뉴스룸의 귀하디 귀한 핵심 가치로 끌어올렸다는 의미에서다.
새 시도가 이어지다 보니 안팎의 조바심도 물론 움튼다. 그저 잘 만든다고 모두가 선택받을 수는 없을 만큼 미디어 환경이 복잡한 탓이다. 중요한 것은 h알파의 한 편 한 편은 그 자체로 훌륭한 콘텐츠 연재, 재생목록이자 한국일보의 제작 역량을 꾸준히 성장시킬 비옥한 텃밭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또 누군가 이 희망을 섣불리 의심하고 흔들려 할 때면 지난해 ‘신문과 방송’에서 자사 유튜브 성공 전략을 소개한 한 방송사 담당 에디터의 조언을 떠올릴 필요도 있다. 유튜브는 조바심을 내지 않는 꾸준함이 가장 크고 기본적인 전략이라는 취지에서다. “물은 언젠가 끓는다. 꾸준히 데우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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