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 가장 큰' 바이오 의약품 공장...송도 간 이재용 "바이오를 제2 반도체로"

입력
2022.10.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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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4공장 준공식 참석
출범 10년 만에 CDMO 생산 능력 세계 1위 달성


8월 광복절 특사로 복권한 후 국내외 계열사 사업장을 다니며 현장 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일 세계 최대 바이오 의약품 생산 시설인 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은 바이오 의약품 24만 리터(L)를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 의약품 공장으로, 이달부터 부분 가동을 시작했다. 글로벌 바이오 공장들의 평균 생산 능력(9만 리터)의 약 세 배에 달한다. 4공장 건설에는 2조 원이 들어갔으며, 4공장의 생산 유발 효과는 5조7,000억 원, 고용 창출 효과는 2만7,000명으로 추산된다. 4공장 연면적은 약 21만㎡(약 7만2,000평)로 축구장 29개 규모에 이르며, 상암월드컵경기장의 약 1.5배다. 공장 건설에는 에펠탑 2.6배에 해당하는 철근(1만9,206톤)이 쓰였다. 삼성 측은 "기존 1~3공장 운영을 통해 쌓은 삼성의 노하우까지 접목돼 세계 최고 효율의 친환경 바이오 의약품 공장으로 만들어졌다"고 자랑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공장 부분 가동으로 총 바이오 의약품 생산 능력 42만 리터를 확보해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규모 세계 1위에 올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내년부터 4공장이 정상 가동된다는 전제로 생산 능력이 60만 리터로 커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글로벌 20대 제약 회사 중 12곳을 고객사로 유치해 바이오 의약품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




2032년까지 7.5조 원 추가 투자...제2캠퍼스 조성


삼성이 CDMO 사업에 뛰어든 지 10년 만에 생산능력 세계 1위를 달성한 배경에는 공격적 투자가 있다. 이 부회장은 2015년 중국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삼성은 IT, 의학, 바이오의 융합을 통한 혁신에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러한 혁신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더 적은 비용으로 이용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바이오 사업을 키울 뜻을 분명히 했다. 삼성그룹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 때마다 바이오 사업을 회사의 미래 먹거리로 언급하며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삼성은 앞으로도 공격적 투자를 계속해 바이오를 반도체에 버금가는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앞으로 10년 동안 바이오 사업에 7조5,000억 원을 투입해 '제2 바이오 캠퍼스'를 만들고 공장 4개를 추가로 짓는다. 이곳에는 국내 바이오 벤처 기업 육성을 지원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도 설치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4공장 건설로 직원 1,850명을 신규 채용해 전체 임직원 수가 4,400명을 넘어섰는데, 2032년까지 계획대로 투자가 이뤄지면 4,000명 이상을 추가로 뽑는다.

한편 이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현장 경영을 펼치면서 회장 취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 '회장' 타이틀을 달지 않은 총수는 이 부회장이 유일하다. 재계에서는 취임 시점으로 25일 고(故) 이건희 회장 2주기, 11월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 11월 19일 삼성그룹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 회장의 35주기 등이 거론되고 있다.

유환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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