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카드' 꺼내든 이재명 "욱일기 한반도에 걸리는 날 올 수도" 연일 공세

입력
2022.10.10 16:00
유튜브 라이브 통해 한미일 연합훈련 비판
내일 당 차원 긴급 평화안보대책회의 개최
권성동 "반일선동 정치적 마약에 의지" 반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한미일 연합훈련에 대해 "욱일기가 다시 한반도에 걸리는 날이 실제로 생길 수 있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사흘 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연합훈련을 "극단적 친일행위"라 표현한 데 이어 거듭 '친일' 문제를 고리로 정부·여당에 날을 세우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날 세계 한인민주회의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전 '다시 욱일기 휘날리는 한반도?'라는 제목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켜고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한미동맹과 우리나라 자체 국방력으로 안보를 지켜야 한다"며 "한미일 군사동맹을 맺게 되면 우리나라가 완전히 한미일-북중러 군사동맹의 전초기지가 되고, 다시 한반도에 열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지난 보수 정권에서 친일 문제가 반복된 점을 짚으며, 이번 연합훈련이 독도 부근에서 진행되는 점 또한 석연치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은 독도를 교과서에 싣겠다는 일본 총리에게 '지금은 때가 아니다. 기다려달라'고 말했고, 박근혜 정부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위안부 문제를 이상하게 처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몇 발짝 더 나아가 독도에서 욱일기, 성조기, 태극기를 같이 걸고 실전훈련을 하겠다고 한다"며 "나라가 어떻게 될지 걱정"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7일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한미일 연합훈련을 "일본의 군사 이익을 지켜주는 행위로 극단적 친일행위"라고 거세게 비판한 바 있다. 당시 이 대표는 "일본을 끌어들여 한미일 합동훈련을 하면 일본 자위대를 정식 군대로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외교참사에 이은 국방참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11일 오전 당 차원의 긴급 평화안보대책회의를 열고 외교안보 전문가들과 한미일 군사연합훈련 논란뿐 아니라 최근 전반적인 안보 상황에 대한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이 대표가 한미일 연합훈련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자, 국민의힘에서는 즉각 반발했다. 권성동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반일선동이라는 정치적 마약에 의지했다"고 맞받았다. 권 의원은 "(이 대표의) 반일선동은 자신의 죄악을 향한 언론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보자는 심산"이라며 "피의자가 될 바에야 선동꾼이 되는 것이 낫다는 심보"라고 반박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를 향해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덮기 위해 안보와 국익마저 내팽개치고 '극단적 친일 몰이'에 나서고 있다"고 저격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한미일 3국이 미사일 경보훈련과 대잠전 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기로 합의한 것은 다름 아닌 문재인 정부"라며 "이를 친일로 몰아 안보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는 곧 나 혼자 살자고 나라 파는 꼴"이라고 말했다.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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