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않겠다"며 전술핵 위협 노골화한 김정은

입력
2022.10.1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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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리는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없고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지난 보름간 있었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7차례 발사와 전투기 편대 비행 도발을 김 위원장이 직접 지도했다는 내용과 함께였다. 우리 정부의 '담대한 구상'과 이산가족 상봉 논의 제안, 미국 바이든 정부의 '조건 없는 대화' 요구 등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책을 재차 거부한 유감스러운 처사다.

통신은 김 위원장의 훈련 지도 대상에 전술핵운용부대가 포함됐다고도 보도했다. 남한, 일본, 미국령 괌을 겨냥한 중단거리 미사일에 소형 핵탄두를 탑재하겠다는 위협을 노골화한 것이다. 통신은 지난달 25일 발사 미사일이 지상 발사라는 우리 군 분석과 달리 저수지 수중에서 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라고 주장했고, 이달 6일뿐 아니라 8일에도 항공 훈련을 하며 전투기 150여 대를 동원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비핵화 협상 제안에 귀를 막고 7차 핵실험으로 귀결될 핵무기 고도화에만 매달리고 있다. 특히 지난달 '핵무력 법제화'로 핵을 언제든 선제타격 목적으로 쓸 수 있는 여지를 열어놓더니 이번 중단거리 미사일 및 전투기 출격 도발로 전술핵 사용 위협을 높였다. 식량난과 감염병에 고통받는 민생은 아랑곳하지 않나. 중국, 러시아의 협조를 기대하는 것이라면 한반도에 파국적인 신냉전 구도를 고착화하는 자충수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로서는 철저한 대비 태세가 필요하다. 진위를 따져봐야겠지만 북한 미사일 수중 발사를 탐지하지 못한 것이라면 현무 미사일 사고에 이어 또 한번 안보 불안을 키우는 사안이다. 대통령실 가세로 확산되고 있는 정치권의 '친일 국방' 논란도 속히 끝내야 한다. 어렵더라도 외교 노력이 병행돼야 하는 건 물론이다. 북한이 '하노이 노딜' 이후 2년 넘게 군비 증강에 매달리는 동안 한미가 실효성 있는 유화책도 압박책도 없이 방관하며 사태를 키웠다는 일각의 지적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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