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에서 동물실험에 동원된 동물은 488만여 마리입니다. 동물실험윤리제도가 도입∙시행된 2008년부터 관련 통계가 작성된 후 연간 최대치라고 하는데요. (☞관련기사보기: 지난해 동물실험 488만 마리 역대 최다… 고통 등급도 높았다)
이 가운데 개는 얼마나 실험에 동원됐을까요. 1만6,788마리에 달합니다. 실험에 동원되는 개 종류 대부분은 비글로 알려져 있는데요. 비글이 개체 간 유전자 차이가 적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사람을 너무 좋아해 사람에게 반항하지 않고 고통을 잘 참아서라고 하니 안타까움이 더욱 큽니다. 또 암컷보다 고통을 더 잘 참는다는 이유로 수컷이 많이 동원됩니다.
실험이 끝나면 대부분은 안락사됩니다. 최근 동물보호단체의 노력으로 일부 실험기관들이 안락사 대신 밖으로 내보내는 사례가 있지만 이는 연간 50마리(0.3%) 정도에 불과하죠.
안락사보다 더 심각한 경우도 있습니다. 비교군이나 상대적으로 경미한 실험에 동원된 개들은 또 다른 실험에 동원된다는 겁니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는 이유는 비글 자체가 300만 원 안팎으로 비싸 실험기관들은 조금이라도 개들을 더 활용하려 해서입니다.
나나와 다다(5세∙암컷)는 첫 번째 실험이 끝나고 또 다른 실험에 동원된 비글입니다. 2017년 태어난 둘은 실험에 동원된 뒤 안락사 대신 한 제약회사에 팔려왔습니다.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에 따르면 제약회사는 비구협이 실험이 끝난 비글을 인계받아 새로운 가정을 찾아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실험이 끝난 7월 말 연락을 해왔다고 하는데요.
김해경 비구협 운영과장이 구조를 위해 찾은 환경은 열악했습니다. 단지 비만 관련 실험 결과만 필요했었는지 둘은 회사 옥상에 방치된 채 길러지고 있었는데요. 옥상에 있던 거라고는 덩그러니 낡은 개집과 낡아서 쓸 수도 없는 목줄뿐이었습니다.
구조 후 동물병원에 데려온 결과 둘은 심장사상충, 코로나, 파보장염, 높은 간 수치 등 각종 질병에 노출돼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건강상태가 좋은 실험비글과는 달랐습니다. 또 암컷이라는 것도 다른 점이었는데요. 김 과장은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꼬리를 흔들며 반기는 다다와 나나의 모습에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목적을 위해 '이용'했다 해도 최소한 살아갈 환경은 만들어줬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안타까워했습니다.
비구협은 둘에게 나나와 다다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병원에 입원시켜 치료했고, 건강을 회복한 이후 비구협 논산쉼터로 옮겼다고 합니다. 나나와 다다는 사람을 엄청 좋아하는 것은 물론 다른 개 친구들과도 잘 지내는데요. 둘 다 식탐이 있고, 12㎏ 안팎의 몸무게로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김 과장은 "실험비글의 경우 수년간 외부와 단절된 채 케이지 안에 갇혀 고통을 참아가며 지냈다. 배변을 가리지 못하고 분리불안이 있는 등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며 "인내심을 갖고 처음부터 하나씩 알려줄 가족을 만나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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