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미사일까지 쏜 북한, 금지선 넘지 말아야

입력
2022.10.1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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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9일 새벽 1시 48분과 58분께 원산 인근 문천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미국 시간을 겨냥한 새벽 도발은 수차례 있었으나 심야의 미사일 발사는 올 들어 처음이다. 사흘 전 탄도미사일 발사가 임의 장소에서 임의 목표를 타깃으로 했다면 이번엔 임의 시간 도발이다. 우리 군의 5일 새벽 1시 에이태큼스 4발 발사에 보란 듯이 맞춤형 발사능력을 과시한 것이다.

미사일 기술보다 위험한 것은 명분만 있으면 막무가내 도발을 반복하는 북한의 행태다. 한미 해상훈련,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 방한, 한미일 대잠 훈련 등에 맞춰 최근 보름 동안 7차례 몰아치기로 발사했다. 가장 열세인 공군 전투기 8대와 전폭기 4대를 특별감시선 이남까지 출격시켜 반발한 것도 전에 없이 공세적인 태도다.

이번 미사일 도발도 한미 연합훈련 반발과 주민 결집용으로 보인다. 노동당 창건 77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내세울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주민 단속과 대외 과시를 위해 무장력을 뽐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든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다.

새벽에 긴급 소집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거듭된 도발은 북한 체제 불안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김정은 체제로 경고 수위를 올렸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 5개월 동안 11차례 미사일 도발에 대해 그때마다 단호한 대응과 확장억제력을 표명했고 미사일 발사, 연합훈련으로 대응했다. 문제는 그럼에도 명분만 생기면 미사일을 쏘는 북한 행태상 추가 도발을 막기 어렵다는 데 있다.

북한은 11월 8일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도 조 바이든 정부 압박용 도발 카드를 꺼낼 수 있고, 정부 예측대로 7차 핵실험을 향한 단계별 도발을 밟을 수 있다. 한미의 강력한 경고와 맞대응, 중재자 부재까지 감안하면 한반도의 긴장은 당분간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어느 경우이든 북한은 금지선(레드라인)을 넘지 말아야 하고 정부는 우발적 사태까지 감안해 철저히 대비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