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성능 개량 장비를 실은 주한미군 차량이 야간에 경북 성주 사드기지로 진입하자, 이에 반대하는 주민과 경찰이 충돌해 7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7일 경찰과 소방, 사드철회소성리종합상황실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2분쯤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회관 앞에서 주민 100여 명이 사드 차량 진입에 반대하며 경찰과 충돌했다. 1시간 넘게 이어진 충돌로 주민 5명과 경찰 2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주민들은 충돌 두 시간 전인 오후 8시쯤부터 소성리회관 앞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불법 사드 공사 중단', '결사거부 환경영향평가' 등 팻말을 들고 "노 사드" 등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오후 9시쯤 진입로에 앉아 농성 중인 주민들을 분리시키는 진압 작전을 펼쳐, 2시간 후인 오후 11시쯤 사드 차량 진입로를 확보했다. 사드 장비를 실은 차량들이 회관 앞을 지나는 과정에서 몇몇 집회 참가자들이 차량에 물병 등을 투척하면서 반발했고, 이에 경찰은 폭 2m가량의 가림막을 설치했다. 레이더와 발전기 등 사드 장비를 실은 대형 트럭 10여 대 등 차량 20대가량은 진입로가 확보되자 기지로 진입했고, 집회는 이날 새벽 0시30분쯤 끝났다.
사드철회소성리종합상황실은 70대 3명 등 주민 5명이 실신해 병원에 이송됐으나 건강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난달 사드기지 정상화 방침을 밝힌 뒤 사드 차량 등이 야간 시간대에 진입을 시도하면서 주민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달 4일에도 오전 1시 30분쯤 불도저 등 공사차량 10여 대가 사드 기지에 진입했고, 열흘 뒤인 지난달 14일에도 오후 8시 30분쯤 유류차량 등 3대가 진입했다.
강현욱 사드철회소성리종합상황실 대변인은 "당초 하루 전날 통보해주던 사드기지 차량진입 여부도 정권이 바뀌자 철저히 비밀로 추진하고 있다"며 "주간에도 헬리콥터가 계속 비행하고, 소통하겠다던 국방부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
성주 주민들과 사드 반대 시민단체 등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용산동3가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 성능 개량은 주민의 일상과 인권을 탄압하고 정부가 대규모 경찰 병력을 동원해 사드 성능 개량 장비를 폭력적으로 반입한 것을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사드는 지난 2017년 5월 소성리 골프장부지에 임시배치됐고, 주민과 사드 반대 단체 등은 사드 기지로 물자를 실은 차량이 진입할 때마다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