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자신을 겨냥한 감사원 특별감사와 관련해 "아직까지 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서 감사원에 '나를 조사하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7일 밝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전 정권 임명 인사라는 이유로 유무형의 사임 압박을 받아온 전 위원장이 감사원 조사를 자청하는 강수로 역공에 나선 모양새다. 자신은 표적 감사에도 불구하고 걸릴 게 없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전 위원장은 전날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감사가 공식적으로 끝났는데 아직 저에 대한 조사를 (감사원이) 하지 않았다. 위원장이 표적이면 저를 조사해야지, 왜 측근들을 괴롭히냐고 얘기를 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감사원이 전 위원장의 근태 관련 의혹에 대한 실지감사를 지난 8월 1일부터 약 7주간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정작 자신을 직접 조사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전 위원장은 "직원들을 조사한 내용을 들어보면 저의 근태, 관사 비용 관리 문제, 권익위의 유권해석 문제 등 사소한 것들"이라며 "위원장이 윤석열 정부 코드에 맞추지 않는다는 취지로 위법 사안이 없는지 담당 직원을 불러서 조사했다"고 덧붙였다.
전 위원장은 감사원이 자신에 대한 위법 사안을 찾지 못하자 권익위 직원들을 대상으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문제를 들췄다고도 했다. 그는 "감사원이 감사 종료를 하루 앞둔 시점에 갑자기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에 대한) 문제를 조사했다고 한다"며 "올해 6월 국민의힘 의원 한 분이 권익위에 해당 사건에 대한 입장을 물은 적 있어서 '권익위는 답변에 한계가 있다'고 회신했고, 정무위에서 문제 삼은 뒤 감사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똑같은 사안이 6일 유족 측 변호사에 의해 직권남용으로 고발조치가 됐다"며 "감사원이 감사한 자료를 같이 고발 조치하거나 송부하면 감사원과 검찰이 합동으로 조사하는 것이고, 그 단초를 제공한 것은 국민의힘 의원들"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서해에서 북한군에 의해 사망한 해수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형 이래진씨는 전 위원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검찰 고발했다. 이에 대해 전 위원장은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과 감사원, 검찰의 3각 공조로 권익위원장의 사퇴를 압박하고 정치적 공작을 공모하는 전모가 드러나고 있다"며 반격을 예고한 바 있다.
전 위원장은 최근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나눈 문자메시지가 노출된 데 대해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독립기관인 감사원이 대통령실과 어떤 형태든지 연결돼서 일을 하고 있다는 근거"라며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자 관련) 신고를 (권익위에) 해주면 저희들이 조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