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용산 합동참모본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합참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이틀 전 강원도 강릉 소재 공군 비행단에서 발생한 현무-2C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낙탄 사고가 도마에 올랐다. 김승겸 합참의장이 회의 시작부터 대국민사과를 내놓았지만, 군 당국의 사고 대응를 두고 여야를 막론한 질타가 이어졌다. 합참은 사고 원인으로 제어 계통 장치 결함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 의장은 국감 시작 직후 인사말에서 "지난 10월 4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한미 지대지미사일 대응 사격 과정에서 발생한 상황과 이에 대해 지역 주민들과 언론에 설명하지 못하고 주민들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여야 의원들은 낙탄 사고가 뒤늦게 언론에 공개된 것을 두고 공세를 이어 갔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합참이 현무 사고 관련 정보 공유를 전혀 하지 않았다"며 "합참이 국방위원을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낙탄 사고의 핵심은 (미사일이) 추락한 사실에 대해 신속하게 사실대로 국민께 알리지 않은 게 문제"라며 "군 신뢰를 추락시키는 원인을 합참이 제공했다"고 가세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대북 선제 타격을 한다더니 대한민국을 선제 타격한 것이냐"며 "(김 의장은) 송구하다고 말했지만 그걸로는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 의장은 "그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재차 사과했다. 그러면서 '사고를 은폐하려던 것이 아니냐'라는 야당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지자 "은폐·축소하지 않았고 그럴 의도도 없었다"고 부연했다.
여당도 공세에 동참했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군에서 사건·사고가 생기면 의원들에게 설명해왔지만 이번에는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낙탄 사고에도) 안전장치가 돼 있어 탄두가 폭발하지 않게 되어 있다는 것을 왜 이야기를 안 하느냐"고 군의 미진한 대응을 꼬집었다.
이번 낙탄 사고의 원인으로 제어장치 결함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김 의장은 관련 질의에 "현재 초기 평가는 특정 어떤 장치의 결함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사격 전 절차는 모두 정상 시행했고, 사격 시에도 국방과학연구소(ADD) 연구원 3명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ADD 초기 판단은 제어 계통의 장치 결함으로 초기 평가를 했다. 전방으로 발사된 것이 1㎞ 후방으로 낙탄이 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ADD와 육군본부가 보유 탄도를 종합적으로 전수 검사하고 제작 관리 과정까지 차제에 확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대표인 이재명 의원은 지난달 30일 동해 공해상에서 실시된 한미일 3국 연합 대잠수함전 훈련을 꼬집었다. 그는 "일본 자위대와 독도 근해에서 합동 훈련을 하게 되면 자위대를 정식 일본 군대로 인정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그렇지 않다"고 답했으나, 이 의원은 "필요하면 언제든지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들어와서 작전을 해도 되느냐"고 거듭 물었다. 김 의장은 "임의로 들어오는 건 아니고 그런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합참은 이날 오후 동해 공해상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미사일 방어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감 도중에 공개된 한미일 연합훈련 소식에 국감은 파행을 빚기도 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한미일 연합훈련 진행 사실을 합참이 보낸 문자도 아니고 동료 의원이 보낸 문자메시지로 알았다"며 "국회 무시 행위"라고 성토했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동해상에서 우리의 적, 미국의 적, 일본의 적인 북한 대응에 공조하는 것이 뭐가 잘못됐냐"고 맞받았다. 여야 의원 간 고성이 계속되자, 이헌승 국방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