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열린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국정감사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어린이집 발언 논란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해명 과정에서 "가정양육의 필요성을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는데, 야당 의원들로부터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이라는 질타를 받았다. 차세대사회보장정보시스템 먹통 논란에 대해 조 장관은 "손해배상도 검토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세종시의 국공립 어린이집을 방문해 "(두 살이 안 되는) 어린 영유아들은 집에만 있는 줄 알았다", "그래도 (6개월 생들은) 걸어는 다니니", "아나바다가 무슨 뜻이냐"고 발언해 비판받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당시 발언을 "외교참사에 이은 보육참사"로 규정하며 몰아붙였다. 영유아 발달과정과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는 부모 심정을 모르는 대통령이 보육 정책을 제대로 펼 수 있겠냐는 것이다.
조 장관은 "(대통령 말씀은) 가정양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려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더불어민주당의 남인순 의원은 "어떻게 그렇게 해석하는지 기가 찬다"고 꼬집었고, 최종윤 의원은 "대통령을 옹호하는 게 중요한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이에 "0세의 (어린이집) 이용률이 4%에 불과하니 가정양육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이 현장에서 물어본 '아나바다(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 뜻이 대통령 보고 문서에 적혀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복지부가 대통령실에 올린 행사 계획 문서를 공개하며 "대통령의 동선과 시간대별 계획은 물론 대통령이 함께할 놀이활동 '아나바다 프로그램'의 아나바다가 무슨 뜻인지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사사건건 말꼬투리를 잡아 대통령을 공격한다"며 반발했다. 강기윤 의원은 "보육교사의 수고를 얘기한 건데 침소봉대한다"며 김 의원을 향해 "니(너)나 가만히 계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방이 감정싸움으로 번지면서 오전 국감이 중단되기도 했다.
취약계층의 복지 급여 지급 시스템인 차세대사회보장정보시스템이 한 달째 먹통 돼 현장에서 혼란이 벌어진 데 대해 개통 시기 장관 직무대행이었던 조 장관은 "책임감을 느끼고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그러면서 "(시스템 오류로 급여가 지연된 건) 소급 적용은 당연하고 (국가 차원의) 손해배상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지난 16일 오류 조치를 완료했다고 했는데, 아직도 지급이 안 되고 있다"는 신현영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10월 급여 지급은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오류 발생 이유를 자세히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다수의 바이오 주식 보유로 이해충돌 논란을 빚은 백경란 질병관리청장과 야당 의원 간 신경전도 벌어졌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이 청장 취임 전 주식 거래 내역을 요청했으나, 백 청장은 자료 제출을 거부하며 완강하게 버텼다. 백 청장이 "취임 전 (방역·백신 관련) 위원회 활동을 하며 취득한 자료로 사적 이익을 취한 게 없다"는 답을 되풀이하자, 강 의원은 "(위원회에서 활동하며) 백신 생산업체인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을 매수했고 변동 신고를 하지 않았다. 왜 오해를 키우느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