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 "요금 인상? 택시 늘어난다는 근거 없어"

입력
2022.10.0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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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택시 요금 인상 전 시민 설득할 데이터 제출해야"
"TBS  본연 기능 상실...연내 조례 통과 목표"
"마포 소각장 논란, 형평성 없는 행정편의적 선택"
"지난 10년간 서울시 조례 전면 재검토 위한 TF 운영"

서울시가 수도권 심야 택시 대란 해소를 위해 제출한 택시 기본요금 4,800원 인상안이 지난달 28일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달 말 시의회 물가대책심의위원회를 통과하면 확정된다. 하지만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지난달 27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요금을 인상하면 택시가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은 근거 없는 추측에 불과하다”며 “시가 시민 설득을 위한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선 8기 서울시의회가 8일이면 출범 100일을 맞는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12년 만에 국민의힘이 의회 다수를 차지하면서 의정을 이끌게 된 김 의장은 "'거수기 의회'가 아닌 ‘일 잘하는 의회’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TBS 지원 폐지 조례안 추진과 마포 소각장 선정 논란 등 산적한 시 현안들을 어떻게 풀어 갈지 김 의장의 구상을 들어봤다.

-지난달 28일 택시요금 인상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택시 대란 해소될까.

“서울시 택시요금 인상안은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요금 인상하면 잠자던 택시가 절로 굴러 나올 거라는 예상은 근거 없는 추측에 불과하다. 다른 생계수단으로 떠난 택시 기사들을 불러들이기에 요금 인상은 메리트(장점)가 없다. 그러면서 시민 부담도 높아진다. 정책을 내놓기 전에 요금 인상으로 기사들이 돌아올 수 있는지 시뮬레이션을 하고, 시민들을 설득할 만한 연구분석 결과가 먼저 제시됐어야 한다. 입증이 안 된 상황에서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이달 말 열리는 물가대책심의위원회 이전에 시가보다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해 시민을 설득할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TBS 지원 폐지 조례안’도 진통을 겪고 있다.

“TBS 지원 폐지 조례안은 연내 처리가 목표다. 이미 TBS는 본연의 기능을 상실했다. 지난 8월 서울에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수해 재난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교통 대란도 있었다. 그런데도 TBS는 정규방송을 했다. 아직도 뭐가 문제인지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 선거에서 시민들이 심판을 했다고 본다. 더 이상 TBS에 시민 세금을 투입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 3년간 TBS에 투입된 예산만 1,000억 원가량인데 이는 저소득층 지원에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금액이다. 예산의 효용성을 생각해야 하는 시의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 TBS 예산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거는 독자 생존하라는 얘기다. 언제까지 시민의 세금을 지원받아서 운영해야 하나. 다만 독립 경영을 준비시키기 위해 조례안이 통과되더라도 조례 시행 1년의 유예기간을 뒀다. 앞으로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논의할 때 유예기간 및 직원채용특례 등도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서울시의 마포 광역자원회수시설(소각장) 추진 관련 주민 항의가 거세다. 마포구가 소각장 관련 예산 삭감 요청도 했다.

"서울시가 소각장 선정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에 대한 설득 없이 진행한 것에 아쉬움이 큰 것은 사실이다. 시가 한마디로 손쉬운 방법을 선택했다. 행정편의성만 따진 거다. 소각장 설립 문제는 지역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현재 시에 4개의 쓰레기 소각장이 있는데 나머지 21개 자치구는 쓰레기 소각에 대해 사실상 ‘무임승차’를 하는 것과 다름없다. 해당 주민 입장에서는 당연히 받아들이기 어렵다. 소각장 관련 예산을 깎을 수는 없지만 시가 지방자치의 측면에서 이 사안을 더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스토킹범죄까지 일어난 서울교통공사 적자 문제도 심각하다.

“65세 이상 노인의 무임승차 비중이 큰 게 가장 큰 원인이다. 노인이 대중교통수단을 무임승차하도록 만든 것은 중앙정부다. 정부가 정해 놓고 지원을 하지 않는다. 중앙정부가 비용분담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같은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시장과 협치를 기대해도 좋은가.

거수기 역할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원칙과 상식에 입각해 의회의 기능을 제대로 돌려놓겠다. 지난 12년간 시의회는 시의 역주행에 동승해왔다. 시의회가 미흡한 검증으로 집행기관의 잘못된 조례를 그냥 통과시키고 예산을 방만하게 운영해왔다.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지난 10년간 통과한 조례를 전면 재검토하고 바꾸겠다.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일 잘하는 의회, 신뢰받는 의회가 되기 위해 감시와 견제 기능에 충실하겠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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