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해 4일 "미 현지 공장 가동엔 2,3년이 걸리고 손익분기점(BEP)까지 더 걸리는데 그때까지 전기차 판매가 중단되면 브랜드 인지도 하락과 딜러망 약화 등 부작용이 생긴다"고 밝혔다.
공 사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IRA로 인한 (전기차) 판매망 상황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그는 IRA로 인한 피해에 대해 "보조금 액수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선 우리 차를 선택하기에 상당히 어려운 장벽을 만나게 된 것"이라며 "우리 회사 판매에 상당히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 사장은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내부적으로 대책을 세우기 위해 시뮬레이션을 해본 적은 있다"며 "변수들이 있고 그걸 가정해서 돌려보기 때문에 레인지(범위)가 넓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수치를 공식적으로 언급하면 다른 논란이 일어날 여지가 있으니 양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현대차 등이 IRA 적용 예외로 인정 받거나 유예 조치를 받지 못할 경우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현대차도) 법의 문제점을 고쳐 영향을 줄이는 활동을 하고 있지만 정부와 국회에서도 도와주셔서 잘 되길 희망하고 있다"며 "안 될 경우에는 상당한 타격이 있다"고 답했다.
공 사장은 IRA로 전기차 업계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노력 중인 국회와 정부에 감사 인사도 전했다. 그는 "모두가 우려하는 상황까지 갔는데 국회 산자위에서 결의안을 주도해 통과시켜 주셔서 미국 의회에 상당한 주목을 끌었다"면서 "많은 도움이 됐고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도 여러 부처가 합동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계신데 저희도 나름대로 열심히 뛰어서 이 문제가 해결되도록 하겠다"며 현대차도 문제 해결을 위해 뛰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를 상대로 향후 미래차 시장 전략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건의하기도 했다. 공 사장은 "미국은 2030년까지 7,500달러 보조금을 지속하는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했는데, 우리나라 전기차 보조금은 1년에 100만 원씩 떨어지고 있다"면서 "전략적 측면에서 다시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건의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