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대만 긴장, 한반도 파급 막을 대비책 필요

입력
2022.10.0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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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중국의 대만 침공 위협과 관련해 “미군은 항상 국익을 보호하고 확약을 이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2일 CNN에 출연해 한 그의 발언은 최근 잇단 미 정부 지도자들의 대만 방어 입장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이에 맞춰 미국에서 대만사태를 겨냥한 한반도 바깥 지원 문제가 한미동맹의 영역으로 본격 부상하고 있다.

오스틴 장관은 "중국의 대만 위협이 ‘뉴 노멀’이 되고 있다"면서 "공격이 임박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어 "미국의 우선순위는 (대만관계법에 따라) 대만이 스스로 방어하도록 돕는 것”이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 발언에 직접적으로 동조하진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하나의 중국’ 폐기 논란에도 대만이 공격받으면 미국이 방어할 것이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미국이 강경해지면서 결국 한국도 대만 충돌 사태에 개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짙어지고 있다. 최근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 사령관은 “사령관은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준비한다”며 가능성을 열어놓았고, 의회조사국(CRS)은 "대만사태 개입이 가능하도록 주한미군 역할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미국 입장에서 주한미군 역할이 대중 억제로 확대될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커졌지만 이 경우 한반도 안보지형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CNN 인터뷰에서 이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미국의 대만 방어를 한국이 지원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한미동맹은 북한 도발에 대응하는 게 최우선이다”라는 원칙적 답변으로 대신했다. 그러자 미 국무부는 미국의 대만 지지는 가치를 공유하기 때문이며 이는 한미동맹도 마찬가지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현실적으로 한반도 주변 상황에 맞게 동맹전략이 강구될 필요성을 부인하긴 어렵다. 하지만 대만발 군사적 긴장이 한반도로 북상한다면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미중 분쟁에 휘말려 들 수 있다. 그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한 정부의 입장과 외교·군사적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