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국 특수전사령부(SOCKOR)가 30일 적진 침투·인질 구출 숙달을 목적으로 하는 '티크 나이프(Teak Knife)' 훈련 장면을 공개했다. 지난 5일간 세 번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장으로 해석된다. 동해상에서는 한미일 연합 대잠수함 훈련이 5년 만에 실시돼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강경한 대응 기조를 재확인했다.
주한 미 특수전사령부는 이날 페이스북 등에 티크 나이프 훈련 장면을 공개하면서 "연합 다영역 훈련이 전날 밤 (평택) 험프리스 미군기지 비행장에서 수행됐다"고 밝혔다. 훈련에는 미 공군 제353특수작전비행단, 제1특수작전비행대대, 제320특수전술비행대대가 참여했다. 한국 공군에서는 공중기동정찰사령부와 제259특수임무대대 등이 참여했다. 제259특수임무대대는 최정예 특수요원인 공군 공정통제사(CCT)가 속한 부대다.
참가 병력은 △비행장 장악과 인질 구출 △야간 고공강하 침투 △모의 근접항공지원 및 정밀 화력, 지역 통제 및 공습타격 작전 등을 훈련했다. 특수부대의 적진 침투가 중심인 티크 나이프 훈련은 '참수작전'으로 불리기도 하며 북한이 가장 경계하는 훈련 중 하나로 꼽힌다.
한미는 1990년대부터 이 훈련을 정례적으로 실시해 왔지만, 2017년 이후 훈련 실시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북한과의 대화 국면을 감안한 조치로 해석됐다. 그러나 북한의 도발이 잦아지기 시작하자, 지난해 9월 4년 만에 훈련 모습을 공개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훈련을 공개한 것을 두고 최근 잇단 북한 도발을 의식했다는 시각이 많다. 북한은 25, 28일에 이어 전날까지 3차례에 걸쳐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총 5발을 발사했다.
이날 동해상에선 한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연합 대잠훈련을 실시했다. 미국 핵추진 잠수함인 아나폴리스함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북한 잠수함으로 가정하고 이를 탐지·추적하며 상호 정보를 교환하는 방식이다. 해당 훈련은 2017년 4월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실시된 이후 2018년 말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의 저공 위협비행 사건 및 한일 과거사 갈등과 맞물려 중단돼 왔다.
정부는 대북 제재까지 거론하며 북한을 압박하고 나섰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필요하면 북한에 대한 제재 강화를 검토하겠다"며 "해상, 사이버, 금융 등 여러 분야가 있기 때문에 적절한 수준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공개 언급을 자제하면서 탐색전을 벌이고 있다. 이날까지 최근 3차례 SRBM 발사와 관련해 어떤 보도나 담화도 내놓지 않았다. 직접 충돌로 이어지지 않도록 수위를 조절하는 한편, 일상적인 국방력 강화 활동임을 강조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군 관계자는 이날 국방부 간담회에서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SRBM은 시험발사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언제든 발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