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이 3년째 지속되면서 비대면 문화의 활성화에 따라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바뀌고 있다. 특히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 폐기물이 증가하면서 그 처리뿐 아니라 탄소배출 증가에 따른 기후위기 가속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확대되고 있다.
이제 탄소중립은 세계질서의 필수적 규범으로 각국이 경쟁적으로 추구하는 대세가 되고 있다. 또한 지구를 보호하고 미래 세대의 인간다운 삶을 확보하는 지속가능발전의 일환으로 선진국들은 플라스틱의 사용, 처리, 재활용 전반에 걸친 규제를 강화하고 있고, 시민들도 기업활동의 친환경화를 요구하면서 ESG 열풍이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세계 곳곳의 홍수, 산불, 가뭄, 태풍 등으로 인한 일상화된 피해는 "하나밖에 없는 지구, 재활용이 안 되는 지구"라는 위기의식과 그 대처에 대한 절박함을 더욱 키우고 있다. 대량 생산, 대량 소비, 대량 폐기의 각 단계별로 최대한의 이익과 편리함을 추구하는 현대 경제체제와 생활패턴이 계속되는 한 지속가능한 발전은 물론 탄소중립 목표는 슬로건에 그칠 것이다. 작게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부터 크게는 기후위기 대처 등 모든 환경보전 노력이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임이 자명하다.
이제 우리에게 선택지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필자는 크게 두가지를 선택지로 생각한다. 우선, 플라스틱 사용으로 대표되는 편리함을 위한 대량소비적 생활패턴을 바꿔 사용량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물론 모든 경제주체의 자발적 고통분담을 전제로 한다. 절제되지 않은 풍요는 자원고갈과 환경파괴를 초래하고 그 끝은 하나뿐인 지구의 종말이 될 것이다.
또 하나의 방법은 플라스틱 등 폐기물 재활용이다. 실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려 해도 그 편리함과 탁월한 가성비로 인해 한계가 있다. 따라서 플라스틱의 과도한 사용을 줄이면서 재활용률을 최대로 높이고 품질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최근 미국이나 유럽 등도 재활용기술 개발과 재활용산업의 선진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와 정책을 병행하고 있으며,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 강화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플라스틱 등 폐자원 재활용은 대량생산을 담당하는 동맥산업과 대칭되는 대량폐기를 담당하는 정맥산업 중의 핵심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이 분야를 놓고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해서 보호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동맥과 정맥이 막힘없이 흘러야 하듯 이 분야는 미래 세대와 하나뿐인 지구를 지키기 위한 전 지구적, 국가적 과제라는 인식하에 보다 차원 높은 국가적 발전목표와 품질기준을 갖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자율과 상생의 가치 아래 국내 자원순환경제가 한 차원 높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전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