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된 송이축제가 3년만에 재개됐지만, 송이가격 폭등으로 축제 관계자들이 울상이다. 올 봄 대형 산불 피해를 본 울진은 축제를 취소했고, 30일부터 내달 3일까지 열기로 한 봉화군도 대책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산림조합중앙회 송이공판 현황에 따르면 올들어 25일 현재까지 전국 19개 산림조합에 위판 된 송이버섯은 50.9톤에 공판금액은 114억 6,000여만 원이다.
지역별로는 경북 문경이 6,285㎏으로 가장 많고, 영덕 6,129㎏, 안동 4,675㎏, 강원 양양 4,364㎏, 인제 4,112㎏로 뒤를 이었다.
부동의 전국 1위 영덕군이 2위로 밀려난 게 이채롭다. 곧 1위를 탈환할 것으로 보이지만, 잠시나마 1위 타이틀을 내 준 게 예사롭지 않다는 분석이다. 25일 영덕군 송이 공판량은 578㎏으로, 전국 공판량의 28%나 차지했다. 울진군은 최근 10년간 해마다 전국 수매량 2, 3위권을 유지했으나 올해는 25일까지 공판량이 1,563㎏에 불과하다. 지난 봄 대형 산불로 울진읍 북면 등 송이 주산지 피해가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채취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은 폭등하고 있다. 강원 양양에선 1등품 1㎏이 24일 136만6,660원, 25일 133만3,800원, 26일 141만1,800원을 기록했다. 1등품 출하량이 2~3㎏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출하량이 많은 영덕에서도 1등품은 70만~80만 원을 오르내린다. 심지어 등외품도 20만~30만 원대다.
채취량 감소에 따른 가격 폭등으로 축제용 송이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봉화지역 한 송이 판매점 관계자는 “올해 확보한 물량은 지난해 10% 정도밖에 안 된다”며 울상을 지었다.
봉화군도 올해 송이축제에 봉화한약우를 포함한 축제로 시범 실시하고, 내년부터 두 축제를 동시에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또 송이 최소 판매단위도 500그램~1㎏에서 200~300그램으로 낮추기로 했다. 봉화군 관계자는 “송이버섯은 재배가 불가능, 기상에 따라 채취량이 들쭉날쭉할 수밖에 없어 해마다 축제 때마다 가슴을 졸여야 했다”며 “송이는 한우와 찰떡궁합인 만큼 한약우 축제를 병행하고, 한우국밥에 송이버섯은 물론 능이 표고 등 다른 임산물도 함께 판매하는 먹거리장터를 활성화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송이는 기상 상황에 따라 10월 말까지 나오기 때문에 공판량이 더 늘겠지만, 지금 추세라면 지난해 수준에도 못 미칠 전망이다. 최근 10년간 송이 수매량은 265톤이나 나온 2016년, 172톤의 2018년을 제외하곤 해마다 60톤~110 톤가량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 송이작황이 부진한 것은 전통적인 송지주산지에 8월말~9월초 강수량이 많지 않았던 데다 제14호 태풍 난마돌 영향으로 찬공기가 남하하면서 산 속 기온이 크게 떨어진 게 결정타였던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난마돌이 지나간 뒤 봉화지역 아침 최저 기온은 20일 9.0도, 21일 7.5도, 22일 6.7도까지 떨어졌다. 송이 산주 강대용(67)씨는 “송이 생장 최적온도는 12~24도 정도이고, 8도 이하가 되면 생장이 정지되는데, 22일 같은 경우 봉화지역 고지대는 3~4도까지 내려갔을 것”이라며 “경북 북부 이북 지역은 태풍으로 비도 별로 오지 않았던 데다 냉해까지 겹쳐 올해 송이는 사실상 끝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