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우드 킵초게(38·케냐)가 세계신기록인 2시간1분9초로 베를린 마라톤에서 우승했다. ‘인류의 꿈’인 1시간대 주파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4년 전 자신이 세웠던 기록을 30초 앞당겼다. 앞으로 1분10초만 줄이면 남자 마라톤의 숙원인 ‘서브2(2시간 이내에 레이스를 마치는 것)’를 달성하게 된다.
킵초게는 25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22 베를린 마라톤에서 42.195㎞를 2시간1분9초에 완주했다. 2018년 이 대회에서 자신이 작성한 2시간1분39초를 넘어선 세계신기록이다.
킵초게는 10㎞를 28분23초에 달리고, 레이스의 절반(21.0975㎞)을 59분51초에 달렸다. 하지만 30㎞를 1시간25분40초에 달려 1시간대 주파 기대감이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포기는 없다. 이제 킵초게는 자신의 기록을 1분10초 줄이는 걸 목표로 다시 달린다.
킵초게는 레이스를 마친 뒤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내 다리와 몸은 아직 젊다”며 “가장 중요한 건 내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 마음도 아직 젊고 신선하다”면서 “2시간 벽을 깨지는 못했지만 세계신기록을 세워 기쁘다”고 덧붙였다.
킵초게는 역대 최고 마라토너로 꼽힌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2021년 도쿄에서 올림픽 마라톤 2연패를 달성했고, 세계육상연맹이 ‘메이저 마라톤’으로 구분하는 주요 대회에서도 8차례나 우승(베를린 3회·런던 4회·시카고 1회)했다.
킵초게는 인류 최초로 마라톤 2시간 벽 허물기에 도전하고 있다. 유명 스포츠 브랜드는 ‘브레이킹 2’ 프로젝트를 출범했고, 킵초게를 서브 2를 달성할 후보 1순위로 꼽았다.
앞서 킵초게는 마라톤 풀코스를 최초로 2시간 이내에 돌파한 적이 있지만 공식 기록으로는 인정받지 못했다. 2019년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INEOS 1:59 챌린지’에서 42.195㎞를 1시간59분40초에 달렸는데 세계육상연맹이 인정한 공식 마라톤 대회는 아니었다. 또 41명의 페이스메이커를 동원했기 때문에 세계기록으로 인정받진 못했지만 세계 최고의 마라토너임을 입증했었다.
이날 여자부 경기에서는 티지스트 아세파(26·에티오피아)가 2시간15분37초로 정상에 올랐다. 이날 아세파는 개인 최고 기록을 2시간34분01초에서 18분24초나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