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5년 만의 한미연합 해상훈련을 앞두고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합동참모본부는 25일 오전 6시 53분께 북한이 평북 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미사일은 고도 60여km, 거리 600여km를 음속 5배로 비행한 것으로 탐지됐다. 군 당국은 회피기동이 가능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추정했다.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발사 징후가 포착된 데 이은 이번 발사는 윤석열 정부 들어 5번째 미사일 도발이다.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무력행위는 중단해야 마땅하다.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어 유엔 제재 결의 위반을 규탄하는 한편 우방국들과의 공조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일본 총리실은 발사 3분 뒤 안전조치를,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도 즉각 비난 성명을 냈다.
이번 도발은 부산에 입항한 미 전략자산인 핵항모 강습단에 대한 무력시위로 보인다. 29일 방한하는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에 대한 견제 성격도 없지 않다. 한미가 오늘부터 나흘간 동해에서 벌이는 훈련에는 함재기 90대를 탑재한 레이건 항모와 순양함, 이지스 구축함, 핵 잠수함이 참가한다.
탄도미사일 발사는 이전에 비해 수위를 높인 도발이다. 항모 강습단 타격이 가능한 지대함미사일이 아니라고 안도할 일이 아니다. 북한은 6월 단거리 탄도미사일 8발을 한꺼번에 발사한 것에 한미가 미사일 8발 발사로 맞대응 의지를 밝히자 도발 강도를 낮춰왔다. 지난달 17일 한미 훈련과 윤 대통령 취임 100일을 앞두고는 유엔 제재 대상이 아닌 순항미사일을 쐈다.
북한의 도발 의도가 ‘강대강 국면’으로 복귀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군은 국방력 강화 일정에 따른 무기개발 과정으로 보고 있으나 한미 확장억제력을 떠보기 위한 예고편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어떤 경우이든 추가 도발은 불가피해 보이는데 긴장완화를 위한 움직임이 없는 위험한 국면이다. 군부터 어떤 도발에도 대응할 수 있게 준비 태세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