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때 반지하 이웃 구한 시민 5명, 서울시장 표창

입력
2022.09.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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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 "위급할 땐 반드시 사람 구해야"

지난달 집중호우 때 반지하 주택에 갇힌 이웃을 구한 서울시민 5명이 표창을 받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3일 오후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2022 서울안전한마당’ 행사에서 인명구조와 안전문화 확산에 힘쓴 시민 7명과 단체 1곳에 시장 표창을 수여했다.

수상자 중에는 지난달 8일 집중호우 당시 침수된 반지하 주택에 갇힌 이웃 3명을 구조한 5명이 포함됐다. 공무원인 김정현(35)씨는 관악구 조원동 반지하 주택에 살던 지인이 침수로 문이 열리지 않아 갇혀 있다는 연락을 받고 현장에 갔다. 김씨는 인근을 지나던 은석준(25)씨와 김진학(28)씨 도움을 받아 소화기 등을 이용해 창문을 깨고 지인을 구했다. 이들은 구조 과정에서 손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김정현씨는 이날 표창을 받은 뒤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반드시 사람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마음 깊이 새기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같은 날 오후 9시쯤 조원동에 거주하는 주민 박종연(56)씨도 같은 동네 반지하 주택에 갇혀 있던 40대 남성과 강아지 한 마리를 구했다. 박씨는 도움을 호소하는 주민들 목소리를 듣고 파이프렌치 등 연장을 준비해 방범창을 제거하고 갇혀 있던 이웃을 무사히 구출했다. 경찰공무원인 사위 이태희(34)씨를 불러 반지하 주택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던 30대 여성도 구조했다.

오세훈 시장은 “투철한 시민의식과 희생정신으로 소중한 생명을 구조한 공적을 인정해 표창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시는 이날 소방안전공모전 수상자 2명과 단체 1곳에도 표창을 수여했다. 2007년부터 시민 안전의식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서울안전한마당’은 24일까지 열린다. 다양한 안전체험 행사장이 마련돼 있으며 73개 안전기관과 단체가 참여한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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