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노린 마크 저커버그의 메타버스 ‘도박’

입력
2022.09.24 08:00
초읽기에 들어간 드론 택시 상용화
[아로마뉴스(14)] 9.19~23

편집자주

4차 산업 혁명 시대다. 시·공간의 한계를 초월한 초연결 지능형 사회 구현도 초읽기다. 이곳에서 공생할 인공지능(AI), 로봇(Robot), 메타버스(Metaverse), 자율주행(Auto vehicle/드론·무인차) 등에 대한 주간 동향을 살펴봤다.

저커버그, 메타버스에 대규모 투자…초반 성과 미미

“향후 10년 내 이용자만 10억 명에 달할 것이다.”

확신에 찼다. 아직까진 미지의 세계에 가까웠지만 그의 믿음은 확고했다. 3차원 가상세계로 알려진 메타버스에 대한 신념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로 열렸던 ‘IFA 2022’ 행사에 영상으로 참석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옛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의 소신이다. 그는 이날 “(메타버스에서) 수천억 달러 규모의 거래가 이뤄지고 수백만 명의 제작자와 개발자를 위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메타버스 이용에 필요한 가상현실(VR) 헤드셋인 ‘퀘스트’의 차기 제품 칩셋 개발을 위해 퀄컴과 체결한 전략적 제휴 소식도 전하면서다.

그가 메타버스에 본격적으로 탑승한 때는 지난해 10월이다. 당시 사명까지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변경, 대내외에 차세대 먹거리 노선을 명확하게 제시했다. 공격적인 투자도 뒤따랐다. 메타버스 전담 개발 부서로 조직한 리얼리티랩스에 100억 달러(약 13조7,300억 원)를 배정한 것. 2014년 VR 헤드셋 개발업체인 오큘러스를 20억 달러(약 2조1,560억 원)에 인수, 물밑에서 다져 왔던 메타버스 시장 진출이 표면화된 셈이다.

하지만 조짐이 불안하다. 천하의 저커버그 CEO 주도하에 들어선 메타버스 노선이지만 곳곳에서 포착된 징후는 위태롭기만 하다. 공교롭게도 메타버스에 올인을 선언한 지난해 10월 이후, 감지된 하향세가 뚜렷하다. 당장, 전사적인 투자에 들어간 메타버스에서의 성과가 아직까지 미미하다. 야심 차게 출항시킨 리얼리티랩스의 지난 2분기 매출은 4억5,200만 달러(약 5,939억 원)에 그친 반면 순손실은 28억 달러(약 3조6,792억 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메타플랫폼의 전체 매출은 288억2,200만 달러, 순이익은 66억8,700만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1%, 36%씩 감소한 수치다. 특히 분기 매출 감소는 처음이다. 메타버스 사업 부진이 회사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왔단 얘기다. 메타버스 하드웨어인 VR 기기의 경우 고가에 휴대성이 떨어지는 데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영화나 게임 등을 제외하면 볼거리 또한 마뜩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저커버그의 출혈 또한 크다. 올 들어서만 100조 원에 가까운 재산이 사라졌다. 지난 19일 블룸버그 통신에서 집계한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의 올해 재산은 메타 주가의 하락에 힘입어 702억 달러(약 98조 원) 급감한 553억 달러(약 76조8,000억 원)까지 폭락했다. 감소폭이 올해 블룸버그 억만장자 순위에 포함된 자산가들 가운데 가장 컸다. 1,420억 달러(약 199조9,000억 원)로 최고점을 찍었던 2021년 9월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올해 초 6위였던 그의 재산 순위는 20위로 뒷걸음질쳤다.

군살 빼기 수순에도 돌입했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메타는 조직 개편 방식으로 감원에 착수했다. WSJ는 “비용 절감과 채용 동결 등을 언급해온 메타플랫폼이 (현재까지) 사용하지 않은 한 가지 단어는 정리해고"라며 "하지만 메타플랫폼은 상당수 직원을 조용히 (회사에서) 밀어내고 있다"고 전했다. 조직 개편에 해당된 직원들에겐 타부서에서 근무할 기회가 주어지지만 시기와 범위를 제한시키면서 사실상 감원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내 다른 팀에서 둥지를 틀지 못할 경우 자연스럽게 해고되는 게 메타플랫폼의 관행이다. 사내에선 이를 ‘30일 리스트’로 부른다. 과거 메타플랫폼의 해고 대상은 업무 저성과자 중심이었지만 최근엔 평판과 실적까지 좋은 직원들도 감원 리스트에 포함된다는 후문이다.

제주에 출몰한 드론 택시, 2025년 본격 도입 전망

8개의 프로펠러가 힘차게 돌아가자, 소형 비행기 모형의 기체는 이내 초록 잔디 위 공중으로 떠올랐다. 이후 기체는 상공 10m 높이에서 약 1분가량 좌우로 진행하는 저공비행 후, 안전하게 착륙했다. 지난 21일 제주시 구좌읍 구좌종합운동장에서 언론에 공개된 무인항공기(드론) 택시다. 이날 첫 시험 비행에 나선 드론 택시의 최고 속력은 시속 80㎞로, 육상과 바다에서 모두 이·착륙이 가능했다. 성인 1명(최대 100㎏)이 탑승 가능한 이 드론 택시의 추진 동력은 전기 배터리이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마침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 양상이다. 이번 시연은 지난해 10월 21일 JDC·제주도·켄코아 3자 간 체결한 드론산업 생태계 구축 및 도심항공교통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의 일환이다. 현재 2인승을 개발 중인 드론 택시 제작사 측은 2025년부터 상용화에 착수, 관광 택시 운행에 나설 방침이다.

화물 드론의 성공적인 시연도 이어졌다. 이날 제주 추자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출발한 화물 드론은 푸른 바다 위 상공을 누비면서 72㎞ 떨어진 제주시 구좌종합운동장에 도착, 안전하게 우편물을 전달했다. 해상에선 2시간가량 걸렸던 운송 시간이 30분으로 단축됐다. 이 드론을 이용하면 접근이 제한된 섬 등에 최대 3㎏ 무게의 긴급한 구호물품이나 서류 전달이 가능해진다.

드론 택시의 성공적인 모의시험으로 도심항공교통(UAM)에 대한 기대감 역시 높아졌다. 세부적인 법규 개정과 안전성, 이용요금 산정 등이 과제로 주어졌지만 UAM의 경우 전용 활주로가 필요 없는 데다, 친환경적인 전기 수직이착륙기로 운용할 수 있단 점에서 주목된다. 도로 위 교통체증과 물류 운송에 따른 사회적 비용 증가 등을 줄일 수 있다는 부분 또한 긍정적이다. 제주도에선 향후 드론 택시를 이용해 한라산 백록담까지 관광이 가능한 서비스로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 또한 적극적이다. 국토교통부는 20일 이르면 2025년부터 수도권 특정 노선에 UAM 운행을 허가하는 내용을 담은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을 발표했다. 여기엔 드론의 비행 승인 요건과 안전성 인증 절차 완화 등도 담겼다. 이에 따라 도서 지역의 긴급 택배나 도심 화물 운송과 더불어 교량과 철도 등 시설물 점검에도 드론 투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정부에선 UAM 일일 이용자가 21만 명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UAM 활성화 전망과 더불어 최근 전략적 제휴 등으로 세(勢) 확장에 나선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2019년부터 국내 이동통신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국토교통부 주관의 UAM 민관협의체 원년 멤버로 뛰어든 SK텔레콤은 2021년 1월부터 한화시스템 및 한국공항공사, 한국교통연구원 등과 함께 ‘K-UAM 드림팀’ 컨소시엄을 결성했다. K-UAM 드림팀은 지난 14일 제주특별자치도와 ‘UAM 시범사업’에 필요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KT는 지난해 9월 현대자동차와 컨소시엄을 구성,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UAM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양사는 특히 지난 7일 각각 열린 이사회에서 자사주 지분 교환 안건까지 승인, 상호 협력관계를 돈독히 했다. 양사의 지분 교환 조건을 살펴보면 KT가 7.7%(약 7,500억 원) 자사주를 현대차 지분 1.04%(약 4,456억 원), 현대모비스 지분 1.46%(약 3,003억 원)와 맞교환이다. LG유플러스는 카카오모빌리티 및 제주항공 등과 손잡고 UAM 실증 사업에 참전했다. 최근 부산광역시와 함께 UAM 상용화와 생태계 육성에 필요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한편 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2040년 글로벌 UAM 시장 규모는 1조5,000억 달러(약 1,845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허재경 이슈365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