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열었다. 양국 정상 간 양자 회담은 2019년 12월 한중일 3국 정상회의 당시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간 회담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앞서 이날 오전까지도 정상회담과 관련한 구체적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던 양국은 막판에 극적으로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뉴욕 맨해튼의 한 회의장에서 열린 이번 회담에서 양 정상은 한일관계 정상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대 현안인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문제 역시 주요 의제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에 이어 뉴욕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양국의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자국 사정상 뉴욕 체류 일정을 단축하게 돼 예상됐던 양자회담 형식으로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뉴욕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나 “바이든 대통령이 갑작스러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國葬) 참석과 미국 내 정치 일정으로 뉴욕에서의 외교 일정을 단축했다”며 “그러나 한미 정상 회동은 어떤 식으로든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정상 회동은 이날 오후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하는 리셉션 자리에서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내 일정으로 인해 전날 뉴욕이 아닌 워싱턴DC에 머물게 돼 당일 예정됐던 유엔총회 기조연설도 이날로 하루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미국 측은 리즈 트러스 신임 영국 총리와의 양자 회담만 확정했을 뿐 다른 나라 정상들과의 회동 일정은 모두 유동적으로 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한독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숄츠 총리와는 지난 나토정상회의 때 인사를 나눈 적이 있지만, 정식 회담은 윤 대통령 취임 후 처음”이라며 “한국과 독일의 관계 발전 방안과 공급망 등 경제 안보 이슈가 심도 있게 논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 외에도 뉴욕에서 디지털 비전 포럼과 재미 한인 과학자 간담회, 한미 스타트업 서밋, K-브랜드 엑스포, 유엔 기후행동 특사 초청 만찬 참석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한편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국장에 한국 정부를 대표해 참석하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28일 기시다 총리와 도쿄 모토아카사카영빈관에서 15분간 만나는 방향으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국무총리실은 이 같은 내용의 일본 교도통신 보도에 대해 "외교부는 내일 일본 외무성과 협의해 한 총리 방일 일정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보도 내용은 맞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