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세계 1위의 감각

입력
2022.09.2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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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신진서 9단 백 김지석 9단 본선 4강전 <2>



‘세계 랭킹 1위’ 신진서 9단은 올해 확실한 독주 체재를 갖췄다. 명인전 본선이 시작된 이후 불과 두 달 남짓한 동안에만 국수산맥배, GS칼텍스배, 용성전 3개의 기전을 연달아 우승했다. 우승컵을 끊임없이 들어 올린 신진서 9단이지만 여전히 숨을 고를 여유조차 없다. 10월부터는 세계대회 본선이 잇달아 기다리고 있기 때문. 올해 벌써 80판을 두었기 때문에 피곤할 법도 한데 바둑 내용을 보면 그런 이야기조차 쏙 들어가게 만든다. 연이어 벌어질 세계대회에서 신진서 9단의 폭발력이 어디까지 도달할지 궁금해진다.

신진서 9단은 흑1의 우변 침입부터 전장을 확대하려는 모습. 백은 3도 백1에 한 칸 뛰는 수가 선뜻 떠오르지만 흑2, 4로 응수할 때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 백5, 7이 최선이나 흑8, 10으로 관통하면 흑의 세력이 너무 두터워진다. 김지석 9단도 이 점을 우려했는지 실전 백2의 붙임을 선택. 흑7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흑15는 신진서 9단의 모양 감각을 엿볼 수 있는 한 수. 백이 4도 백1로 대응할 경우, 흑4까지 선수로 우하귀를 처리한 후 흑6의 한 칸 뜀이 절호점이다. A의 좌상귀 압박과 B의 좌변 확장이 맞보기가 되기 때문이다. 실전 백16에는 흑17, 19가 좋은 모양 감각. 김지석 9단 역시 백20, 22로 최선의 대응을 보여준다. 일단 흑27이 놓이며 신진서 9단이 먼저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

정두호 프로 4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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