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숏폼(짧은 동영상) 콘텐츠를 늘리기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 짧은 동영상에도 광고를 붙이고, 광고 수익금의 45%를 크리에이터(제작자)에게 나눠 주기로 했다. 중국의 숏폼 플랫폼 틱톡이 인기를 끌면서 유튜브 이용자들이 대거 틱톡으로 빠져나가는 흐름이 나타나자, 이들을 묶어 두기 위해 강력한 유인책을 꺼내든 것이다.
유튜브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온라인 전략 발표 행사(메이드 온 유튜브·Made on Youtube)를 열고 수익 배분 개편안을 공개했다. 개편안은 '쇼츠'로도 크리에이터들이 돈을 벌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쇼츠는 유튜브가 틱톡에 대항하기 위해 2020년 출시한 15초짜리 동영상 서비스다.
지금까지는 일반 동영상에만 광고가 붙고 여기서 나오는 수익금의 55%를 크리에이터가 가져갔는데, 유튜브 측은 앞으로 쇼츠에도 광고를 도입할 계획이다. 다만 쇼츠 크리에이터에게 돌아가는 수익 배분율은 45%로, 일반 동영상보다는 낮게 책정됐다. 광고는 동영상 사이에 들어갈 예정이다.
유튜브는 이를 위해 쇼츠 크리에이터들도 수익 창출을 위한 파트너 프로그램(YPP)에 가입할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기로 했다. 원래는 일반 동영상 제작자들만 가입할 수 있었던 것으로, 현재 가입자는 200만 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내년 초부터는 쇼츠 크리에이터도 '구독자 1,000명 이상, 90일간 쇼츠 조회수 1,000만 건 이상'이란 요건을 충족하면 이 프로그램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유튜브 측의 이 같은 조치는 다분히 틱톡을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글로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시장 분석 사이트 데이터.에이아이(data.ai)에 따르면, 올 1분기 유튜브 앱의 1인당 월평균 사용시간(안드로이드 폰 기준·중국 제외)은 19.4시간으로 23.6시간인 틱톡 앱에 밀렸다. 틱톡의 올해 광고 매출은 120억 달러(약 16조7,400억 원)에 달해, 트위터와 스냅챗 매출의 총합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틱톡 광고 매출이 2024년엔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마저 따라잡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앞서 인스타그램도 자체 짧은 동영상 서비스인 릴스를 지인들이 올린 사진보다 우선 노출하는 방향으로 앱을 개편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이용자들이 "틱톡을 따라하지 말라"고 집단 반발하면서,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서 계획을 거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