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국가들, 똘똘 뭉쳐 "망 사용료 내라" 미국 플랫폼 기업들 압박

입력
2022.09.22 11:00
EU, 연말까지 플랫폼 '무임승차' 막는 법안 마련
미 의회는 농어촌 지역 망 비용 부담하는 법 추진
바이든 정부는 기본적으로 '망중립성' 지지


망 사용료를 두고 통신업계와 플랫폼 사업자들이 신경전을 벌이는 것은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럽연합(EU)은 공동 전선을 펴고 플랫폼 기업에 맞서고 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Margrethe Vestager) EU 집행위원회 수석 부위원장은 5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플랫폼 기업들을 겨냥해 "통신망에 대한 공정한 기여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방대한 데이터 트래픽을 생성해서 비즈니스를 영위하면서도 연결성에 대한 투자에 이바지하지 않은 이들이 있다"고 꼬집었다. 대상은 미국 플랫폼 기업이다. 유럽 각국은 구글, 넷플릭스 등 미국 플랫폼 업체들이 현지에 진출에 초고속 통신망을 바탕으로 큰돈을 벌고 있는 반면 폭증하는 트래픽에 대한 부담은 현지 통신사가 고스란히 지고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 3개국이 EU 집행위에 플랫폼들이 망 사용료를 나눠내는 차원에서 유럽 내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비용 중 일부를 부담하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하라는 요구서를 함께 작성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유럽통신사업자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유럽에서 콘텐츠 사업을 하는 메타, 알파벳,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등 6개의 빅테크 플랫폼 기업이 전체 인터넷 트래픽의 55%를 차지하며, 여기서만 추가 비용으로 해마다 50조 원이라는 큰돈이 필요해졌다. 이들 3개 나라는 요구서에서 "유럽 통신사들은 이미 고비용이 드는 5세대(5G) 망 분야에 대규모로 투자를 하고 있다"며 "(빅테크들 때문에 급증한) 트래픽 용량 때문에 특정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EU 집행위는 올해 말까지 빅테크 플랫폼 기업의 망 '무임승차'를 막기 위한 법안 초안을 만들 방침이다.



트럼프 정부는 통신사, 바이든 정부는 플랫폼 손들어줘


반면 미국은 상황이 다소 복잡하다. 플랫폼 기업도, 이에 맞서는 통신사 모두 자국 기업이기 때문이다. 이에 정권에 따라 힘의 균형이 바뀌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트럼프 정부 때는 망중립성 정책을 폐기하면서 통신사에 힘을 실어줬는데, 바이든 정부는 망중립성 정책을 다시 회복하며 플랫폼 기업들 손을 들고 있다.

망중립성 원칙이란 통신사 등 네트워크 사업자는 모든 콘텐츠를 동등하게 취급하고 차별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다. 이 원칙 아래선 특정 플랫폼 기업에 망 비용을 내게 할 수 없다. 사실 이 같은 망중립성 원칙 덕분에 인터넷 생태계의 주도권이 네트워크 사업자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넘어가며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등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정부의 방향성과 달리 미국 의회에선 빅테크 플랫폼 기업이 네트워크 인프라 확충에 이바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 공화당은 지난해 9월 구글·애플·메타 등 빅테크 플랫폼 기업에 농어촌, 학교 등에 필요한 네트워크 투자 비용을 분담하도록 하는 내용의 '인터넷 공정 기여법'을 발의했다. 한국이나 유럽처럼 '망 사용료'라는 관점에서 다루진 않지만, 빅테크 기업에 네트워크 투자 부담을 나눠지게 하는 내용은 비슷하다. 해당 법안은 5월 상원 상무위원회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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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망 사용료법' 갈등 더 깊어진다..."무임 승차 그만" VS "K콘텐츠 성장에 걸림돌"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92013380002636

②유럽연합 국가들, 똘똘 뭉쳐 "망 사용료 내라" 미국 플랫폼 기업들 압박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92019110001710

③"한국에 투자 더 못 할 수 있다" 유튜브의 공개 경고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92110510003686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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