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20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 취소’ 논란에 대해 “왕실과 조율된 일정”이라고 거듭 반박했다. 대통령실의 이 같은 설명에도 민주당은 '조문 빠진 조문 외교'라며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이날 뉴욕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참배가 불발됐거나 조문이 취소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일각에선 대통령이 지각했다는 주장도 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조문을 취소할 것이었으면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영국에 왜 간 것이냐”며 ‘외교 참사’ 공세를 펼친 데 대한 반박이다.
이 부대변인은 “애초 영국 왕실과 협의해 런던 현지시간 오후 3시쯤 도착하면 1시간 뒤에 한국전 참전비 헌화, 이어 40분 뒤에 웨스트민스터 홀로 이동해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참배 등을 진행하려 했다”며 “이 일정 모두 영국 왕실과 조정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통상황이 좋지 않아 영국 왕실에서 자칫 국왕 주최 리셉션에 늦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참배 및 조문록 작성을 다음날로 순연하도록 요청이 있었고, 저희는 그 왕실의 요청과 안내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또 윤 대통령을 비롯해 알베르 2세 모나코 국왕, 카테리나 사켈라로풀루 그리스 대통령,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오스트리아 대통령,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등 다수 정상급 인사가 장례식 전날이 아닌 당일 날 조문록을 작성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 부대변인은 “이들이 모두 왕실로부터 홀대를 당한 건 당연히 아닐 것”이라며 “이들 모두가 조문 없는 조문 외교를 펼쳤다라는 것도 아닐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마지막까지 왕실에서도 정확한, 모든 상황들을 정확하게 통제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일정 변경) 양해가 있었다는 얘기가 (순방 전) 사전 점검회의에서도 나왔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거듭된 해명에도 민주당은 "조문 외교에 조문이 빠진 참사"라며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현지 사정을 고려해 더 일찍 출발하거나, 일정을 조정해 조문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영국 대사가 장기간 공석인 점 등 고위급 간의 외교가 원활하지 않은 점도 지적하고 있다.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세계 100여 개국 정상 지도자와 수백만 추모인파가 몰린 현지 상황을 모르고 갔느냐”며 “거듭된 외교 참사는 윤 정부의 외교에 대한 안일함과 무례함만 확인시켜 준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