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인질이던 미국 퇴역해군 석방…미국 수감된 '마약왕'과 교환에 비난도

입력
2022.09.20 00:30

약 2년 반 동안 아프가니스탄에 억류됐던 해군 출신 미국인이 석방됐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고위 당국자는 19일(현지시간) 전화브리핑에서 "미국 시민 마크 프레릭스가 아프간에서 2년 반 동안 인질로 지낸 끝에 이제 자유의 몸이 됐다"라고 밝혔다. 프레릭스는 현재 카타르 도하에서 로저 카스텐스 대통령특사와 함께 있다고 한다.

고위 당국자는 이번 석방을 두고 "수개월에 걸친 미국 정부 전역 차원에서의 엄청난 노력의 복합적 결과"라며 "마크는 현재 안정적인 건강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좋은 소식을 공유하기 위해 마크의 가족들과 이날 통화했다"라고 설명했다.

마크는 현재까지는 아프간에 남았던 마지막 미국인 인질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석방은 그간 미국에서 수감 중이던 소위 '마약왕' 바시르 누르자이와 교환 형식으로 이뤄졌다.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마크를 석방하려 탈레반과 수개월에 걸친 어려운 협상을 했고, 그 과정에서 누르자이의 석방이 핵심이라는 점이 명확해졌다"라고 전했다.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우리는 미국 정부 전역의 전문가들과 협의했다"라며 이를 통해 누르자이를 석방해도 큰 위험이 없으리라는 평가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일부 언론은 누르자이가 관타나모 수감자였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당국자는 정정했다.

당국자는 "(바이든) 대통령은 누르자이에게 관대한 처분을 내리는 어려운 결정을 했다"라며 "우리는 탈레반이 마크를 석방할 준비가 됐다고 확신할 때 누르자이를 석방할 준비가 되리라는 점을 (탈레반 측에) 분명히 했다"라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이달 우리는 누르자이의 석방을 포함해 마크의 자유를 확보할 수 있는 아주 어려운 기회를 포착했다"라며 "우리는 기회가 왔음이 명확해졌을 때 매우 빠르게 움직였다"라고 했다.

프레릭스는 지난 2020년 1월 말 아프가니스탄에서 건설 계약 업무를 하던 중 납치됐다. 그간 탈레반 파벌 중 하나인 하콰니 네트워크에 억류된 것으로 추정돼 왔다.

이번 석방이 미국 수감자와의 교환 형식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프레릭스의 가족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은 옳은 일을 했다. 무고한 퇴역 미국인의 생명을 구했다"라고 환영을 표했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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