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英 여왕, 윈저성에 영원히 잠들다
입력
2022.09.20 12:00
권정환
기자
권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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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uckles120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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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李 첫 영수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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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채 상병 특검 거부권 행사 여부부터"… 후속 회담 선 긋는 민주당
29일 열린 영수회담 직후 대통령실은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고자 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반면 회담 결과에 신통치 않은 반응을 보인 더불어민주당은 2차 회담에 거리를 두고 있다. 회담을 대하는 윤석열 대통령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전제를 깔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5월 국회 처리를 강조한 '채 상병 특별검사법'을 시험대에 올리는 분위기다. 해당 사안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를 가늠자로 삼겠다는 얘기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30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2차 회담 가능성에 대해 "5월 본회의를 통과하는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여부가 대통령의 태도 변화를 확인할 리트머스 종이"라며 "그게 (후속 회담 성사에) 제일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회담에서 제대로 논의하지 못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윤 대통령 입장이 관건이라는 얘기다. 윤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독대 가능성을 거론하고, 윤 대통령이 2차 회담 장소로 '국회 사랑재'를 지목한 사실까지 소개하는 대통령실과 분명한 온도 차가 느껴지는 분위기다. 실제 회담에 배석했던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은 영수회담을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는 일시적인 방편으로 사용하지 않길 진심으로 바란다"며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최악의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전향적인 입장 전환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정 민생협의체' 중심의 대화에 이 대표가 거절 의사를 밝힌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진 정책위의장은 "여야정 협의체가 가동되려면 적어도 대통령이나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민생 회복 조치가 무엇인지 대안을 내놓고 논의해 보자고 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2차 회담에 대한 민주당의 신중한 반응은 자칫 대통령실에 끌려다닐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과 같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공전만 거듭할 경우, 자칫 불통의 이미지로 지지율까지 낮은 윤 대통령의 국면 전환에 들러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 측 한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 사진에 보조만 맞추는 회담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진정성 있는 사과와 국정기조 전환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는 게 우리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도 대놓고 대화의 끈을 완전히 놓겠다는 입장은 아니다. 자칫 강경 이미지로 비쳐질 경우, 힘들게 잡은 정국 주도권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임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여야정 협의체와 관련해 "그런 제안이 온다면 민주당은 당연히 태스크포스(TF)부터 구성해 민생 경제를 위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의대 정원 확대 순항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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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의대 증원 1550명 안팎... 울산대·성균관대 70명씩 증원
내년 의과대학 신입생이 1,550명 안팎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국립대는 정부가 늘려준 정원의 절반만 모집하기로 했고, 사립대는 울산대와 성균관대 등을 제외하고 대체로 증원분 100%를 모집인원에 반영하기로 결정하면서다. 30일 교육부와 대학가에 따르면, 올 3월 정부로부터 의대 증원분을 배정받은 비수도권·경인권 대학 31개교(의학전문대학원 1곳 제외) 가운데 30곳(오후 8시 기준)이 2025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결정하고 이를 반영한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안을 마감 시한인 이날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제출했다. 지역 거점 국립대 9곳 중 8곳은 기존 의대 정원에 증원분 50%를 합쳐 신입생을 선발하기로 했다. 강원대(기존 정원 49명)는 증원분 83명 중 42명을 늘려 총 91명을, 충북대(49명)는 증원분 151명 중 76명을 늘려 총 125명을 모집한다. 증원분을 90명씩 배정받은 경북대(110명)와 충남대(110명)는 각각 45명을 늘려 155명씩 뽑기로 했다. 경상국립대(76명)는 증원분 124명 중 62명을 늘린 138명, 전북대(142명)는 증원분 58명 중 29명을 늘린 171명, 제주대(40명)는 증원분 60명 중 30명을 반영한 70명을 선발한다. 부산대(125명)는 증원분 75명 중 38명을 늘려 163명을 선발하기로 이날 결정했다. 이로써 8개 국립대는 총증원분 731명 가운데 364명을 줄여 367명만 증원한다. 총장과 의대 교수 간 막판 회의를 남겨둔 전남대(정원 125명, 증원분 75명)까지 같은 결정을 내려 38명만 추가 선발한다면 지역 거점 국립의대의 증원분 감축 규모는 401명(364명+37명)이 된다. 정부가 총 2,000명으로 배정한 의대 증원분의 20% 수준이다. 앞서 정부는 의대 학생과 교수진의 집단행동으로 학사일정 파행이 장기화되는 것을 우려한 국립대 6개교 총장의 건의에 따라, 내년 신입생 모집에 한해 의대 정원 50~100% 범위에서 대학이 자율적으로 모집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사립대들은 대체로 의대 증원분 100%를 내년 신입생으로 뽑을 예정이다. 빅5 병원(5대 상급종합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성균관대(정원 40명)와 울산대(40명)는 각각 증원분 80명 가운데 10명을 줄여 총 110명씩 모집하기로 결정했다. 아주대(40명)도 증원분 80명에서 10명을 줄인 110명을 모집하며, 영남대는 증원분 44명에서 20명 줄인 100명을 선발한다. 계명대(증원분 44명) 고신대(24명) 동아대(51명) 연세대 분교(7명) 인제대(7명) 조선대(25명) 대구가톨릭대(40명) 등 상대적으로 증원 인원이 적은 대학들은 늘어난 정원을 100% 반영해 모집하기로 했다. 다른 사립대들도 증원분을 고스란히 반영할 경우 내년 의대 신입생 증원 규모는 2,000명에서 451명이 줄어든 1,549명이 될 전망이다. 다만, 일부 대학이 막판 증원 인원을 변경할 가능성은 있다. 학과별 정원, 전형 방법 등이 담긴 대학별 모집요강은 대교협이 각 대학의 전형계획 변경안을 승인하는 절차를 거쳐 5월 말 공개된다.
이정섭 검사 탄핵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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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섭 검사 자료 다 확보했다"던 검찰, 압수수색… "원본 확보 차원"
검찰이 이정섭 검사(전 수원지검 2차장검사) 비위 의혹의 핵심 증거로 꼽히는 '이 검사 처남 휴대폰'에 담긴 내용을 확보하기 위해, 이제서야 강제수사를 시작했다. 앞서 "이미 중요 증거는 모두 확보했다"던 검찰이 뒤늦게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선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승호)는 30일 이 검사의 주거지와 서울 서초구 소재 사설 디지털포렌식 업체 A사 등 두 곳을 압수수색했다. 수사팀은 이 검사의 휴대폰과 처남 조모씨의 휴대폰 포렌식 자료(원본이미지 파일 및 분석 결과물 전체) 사본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의 전반을 살피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A사가 포렌식한 휴대폰은 조씨가 2016년과 2017년 사용한 것이다. 이번 의혹의 최초 제보자인 강미정(이 검사의 처남댁이자 조씨의 부인)씨는 "이 안에 이 검사를 둘러싼 각종 비위 의혹이 저장돼 있다"고 주장한다. 검사들의 골프장 예약 문의, 고용인 범죄 이력 요청 등과 관련해 이 검사와 조씨가 부탁을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고스란히 담긴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건에서 '판도라의 상자'로 꼽혔다. 이미 강씨는 일부 메시지를 사진으로 찍어 언론 등에 제보하며 이 검사 관련 비위 의혹을 폭로했다. 강씨는 또 조씨가 삭제했을지 모르는 내용까지 복구하기 위해 사설업체에 포렌식도 맡겼지만, A사는 기기 본체만 돌려줄 뿐, "의뢰인과 휴대폰 사용자가 다르다"며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포렌식 결과를 제공하지 않았다. 검찰 수사팀은 앞서 강씨를 참고인 조사하면서 해당 기기에 대한 임의제출(자발적 제출)만 수차례 요구했다. 강씨 측은 "업체 이름까지 알려줬지만 협조 요청이나 제출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검찰이 미적대던 사이, 이 검사의 탄핵심판을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가 이달 초 먼저 나섰다. 헌재는 A사에게 포렌식 자료 제출 의사를 물었고, A사는 "헌재가 문서제출명령을 내리면 자료를 모두 제출하겠다"는 의견서를 냈다. 헌재의 문서제출명령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이 검사 비위 사건과 관련한 중요 증거는 이미 다 확보했다"며 "제기된 의혹 전반에 대해 필요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수사팀은 강씨가 앞서 제출한 '이 검사-조씨 사이 문자 메시지' 촬영본 등이 그의 핵심 주장에 대한 증거로서 충분하다고 봤지만, 전체 자료를 모두 확인하기 위해 복구 자료를 살펴야겠다고 판단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2024 미국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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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찍겠다, 저질!" 트럼프, 공화당 집토끼에 발목 잡히나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민심'이 심상치 않다. 가뜩이나 피 말리는 접전이 예상되는 경합주(州)를 중심으로, 좀처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 공화당 유권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당내 경쟁자들을 잇따라 따돌리며 가뿐하게 대권 티켓을 거머쥐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 다른 암초를 만난 셈이다. 29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뜻밖의 인물'에 발목이 잡혔다. 3월 초 공화당 경선에서 중도 사퇴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대사가 걸림돌이 된 것이다. 지난 23일 실시된 펜실베이니아주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유권자 15만8,000명(17%)은 일찌감치 대선 후보 도전을 포기한 헤일리 전 대사를 찍었다. 이 지역은 2020년 대선 때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 대통령이 8만500표 차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눌렀던 대표적 경합주다. 당시 격차의 두 배 가까운 표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또 외면한 것이다. 이날 경선에서 80%가 넘는 압도적 득표를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웃지 못한 이유다. 최근 또 다른 경합주인 애리조나와 위스콘신에서도 공화당 유권자 20% 이상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닌 다른 후보를 찍었다. 이 같은 현상은 '비호감 트럼프'를 도저히 찍을 수 없는 공화당 유권자들의 이른바 '항의 투표(Protest votes)'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월 미시간 프라이머리에서 헤일리 후보를 선택한 공화당원 제리 크레겔(60)은 WSJ에 "저급한(shoddy) 트럼프를 도저히 지지할 수 없다"며 "트럼프 재임을 막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 지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WSJ는 "헤일리 지지자들은 11월 본선 때 트럼프의 가장 큰 약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도 트럼프 심기를 거스르는 '눈엣가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자신의 지지율을 갉아먹는 변수로 떠올라서다. 최근 미 NBC방송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46%)은 바이든 현 대통령(44%)과의 양자 대결에서 앞섰다. 하지만 케네디 주니어(13%)를 포함한 5명의 다자 대결 구도에선 트럼프(37%)가 바이든(39%)에게 밀렸다. 양자 대결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던 응답자 일부가 케네디 주니어로 갈아탄 결과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경계감을 감추지 않는다. 최근 트루스소셜에 "케네디 주니어는 비뚤어진 조 바이든의 재선을 돕기 위해 민주당이 심은 급진 좌파"라며 "그를 지지하는 건 쓸모 없는 항의 투표가 될 것"이라고 썼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로 민주당의 정치 명문 케네디가(家)의 일원이지만, 지난해 민주당을 탈당해 독자 출마를 강행한 케네디 주니어의 행보를 대놓고 비판한 것이다. 공화당도 케네디 주니어 후보를 향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계심을 인정하고 있다. 알렉스 코난트 공화당 전략가는 "케네디 주니어가 하는 일엔 트럼프를 긴장시킬 것들이 많다"고 했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케네디 주니어에 대한 트럼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