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뽑힐 강풍 동반"...난마돌 접근에 일본 '비상'

입력
2022.09.18 17:15
18면
오늘 밤 일본 규슈 상륙... 강한 비바람 예상
열도 관통 전망... 기시다 총리 "생명을 우선" 당부
규슈 지자체, 주민 460만 명에 대피 권고

초강력 대형 태풍 '난마돌'이 18일 일본 서남부 규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자, 일본 당국이 경계수위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며 대비 태세에 들어갔다. 규슈 지역 각 지방자치단체는 주민 458만 명에게 대피를 권고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19일 오후 관계 각료회의를 열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지금까지 경험해본 적 없는 태풍" 특별 경보 발표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대형 태풍 난마돌은 18일 오후 3시 현재 가고시마현 이부스키시 남쪽 약 60㎞ 해상에서 시속 20㎞의 속도로 북북서 방향으로 이동 중이다. 중심 기압은 930헥토파스칼,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은 45m, 최대 순간 풍속은 65m이다. 이 정도 바람은 달리던 트럭을 전복시키거나, 가로수를 쓰러뜨릴 수 있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난마돌은 18일 오후 늦게 규슈 남부 가고시마현 인근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됐다. 이 경우 최대 순간 풍속은 규슈 남부와 북부에서 초속 70m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됐다. 또 19일 낮까지 24시간 동안 예상되는 비의 양은 규슈 남부에서 500㎜, 시코쿠에서 400㎜, 도카이에서 300㎜ 등 기록적인 폭우가 될 우려도 나온다.

기상청은 17일 밤 가고시마현에 특별 경보를 발표하고, "지금까지 경험해본 적이 없는 폭풍, 높은 파도, 해일이 예상되어 최대의 경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록적 폭우도 예상돼 하천 범람이나 토사 재해, 저지대 침수 등에도 최대급 경계가 필요하다며 '토사 재해 경계경보'도 발령됐다.

18일 오후에는 미야자키시와 미야자키현 미야코시, 미타코마치에 폭우 특별경보가 발령됐다. 미야자키현에서는 "수십 년에 한 번 정도의 폭우"로 중대 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태풍에서 멀리 떨어진 도쿄 등 간토 지방에도 강한 비구름대가 형성돼 많은 비가 오고 있다.

가고시마현은 태풍 14호에 따른 재해로 다수의 사람이 피해를 볼 우려가 있다면서 현내 모든 기초지자체에 재해구조법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재해구조법의 적용 여부는 광역지자체가 정하는데, 재해가 발생하기도 전에 적용을 결정한 것은 일본 전국에서 처음이다. 적용 대상 지역에서는 국가와 광역지자체가 기초지자체 대신 피난소 운영과 물·식량 제공, 장애물 제거 등의 비용을 부담한다.

열도 관통 예상... 기시다 총리 "국민 안전·안심 확보에 만전"

태풍은 규슈에 상륙한 이후에는 동북 방향으로 진로를 변경해 일본 열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고시마, 미야자키, 나가사키, 후쿠오카, 오이타, 사가 등 규슈 각지의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에게 피난을 촉구하는 경보를 발령했으며 대상자는 약 218만4,000가구, 458만여 명에 달한다고 NHK는 집계했다.

이날 기시다 총리는 관저에서 관계 각료회의를 열고, 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설치한 '관저연락실'을 '관저대책실'로 격상했다. 이어 "각 각료는 관계기관이 긴밀하게 연계해 국민의 안전·안심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계속해서 긴장감을 가지고 앞서 대응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또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위험을 느끼면 빠르게 피난하는 등 생명을 지키기 위한 활동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