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 원내대표 선거를 둘러싸고 막판까지 판세가 오리무중인 이례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후보등록을 하루 앞둔 16일 현재 출마선언을 한 사람은 재선의 이용호 의원 한 명뿐이다. 19일 예정된 선거를 코앞에 두고 첫 출마자가 나온 것 자체가 유례없는 일이다. 자천타천으로 거론돼온 10명 안팎의 3·4선 중진들은 끝까지 출마 여부를 저울질 중이다. 리더십 공백이 일상화한 국민의힘이 새 원내 사령탑 자리를 놓고 눈치작전을 벌이는 혼돈에 빠진 것이다. 배경은 의원들이 ‘윤심’을 정확히 몰라 탐색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선 “‘주호영 추대론’이 용산 대통령실의 뜻”이란 얘기가 중론이지만 이 역시 불분명해 명확히 정리되지 않는 분위기다.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이 출마를 결심하면 이 의원과 1대1 구도로 경선이 이뤄져 사실상 주 의원을 추대하는 효과가 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 등 ‘윤핵관’과 친윤계 초·재선들이 ‘주호영 추대’ 바람몰이에 나서고, 또 다른 ‘윤핵관’인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경선 불가피론’을 설파하면서 전체적으로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새로 선출될 원내대표는 정기국회 기간 국정감사, 예산안 심사 등을 이끌고, 당의 내홍을 수습해 정상궤도에 올려놔야 할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된다. 오는 28일 법원의 가처분 결과에 따라 정 비대위원장의 직무가 정지될 경우 새 원내대표가 당 혼란을 전면에서 수습해야 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친윤 진영은 이준석 전 대표에 강경한 기존 입장을 유지하기 위해 당내 주도권을 강화해야 할 경계심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외교난제가 쌓인 엄중한 와중에 여당이 국민을 안심시키고 비전을 제시하긴커녕, 자유경쟁을 포기한 채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국민을 난감하게 한다.
한심한 ‘윤심’ 눈치놀음은 그만하기 바란다. 민생이 어려운데 국정지지율은 저조한 현실을 깊이 성찰하고, 여야 협치에 나설 능력 있고 참신한 원내지도부로 일신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