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피의자의 신상공개 정보심의위원회(신상공개위)를 조속히 열겠다고 밝혔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16일 신당역을 찾아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말을 전한다"며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와 함께 피의자 신상공개위도 최대한 신속히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신상공개위에는 경찰 내부위원 3명과 교육자, 변호사, 언론인, 심리학자, 의사, 여성범죄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외부위원 4명이 참여한다. 경찰은 지난해 피해 여성과 그의 어머니, 여동생을 살해한 김태현(25)과 전 여자친구를 스토킹하고 살해한 김병찬(35) 등 10명의 신상정보를 공개한 바 있다.
김 청장은 "일선에서 수사 중인 스토킹 사건을 정밀 점검해 유사 사례를 방지하는 한편 위험성이 높거나 재발 우려가 있는 사건은 관계기관과 협력해 피해자 보호를 위한 '잠정조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잠정조치는 사건 경중에 따라 서면 경고, 피해자·주거지 등 100m 이내 접근 금지, 전기통신 이용 접근 금지, 최대 한 달간 가해자 유치장 또는 구치소 수감 등으로 구분된다. 신당역 사건의 경우 피해자는 신고를 받으면 경찰관이 출동하는 '신변보호 112시스템'에만 한 달 등록됐을 뿐 잠정조치나 스마트워치 지급은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피해자가 원치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대처가 안일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 청장은 올 1월 피해자가 스토킹으로 피의자를 고소했을 때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이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잘잘못을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포괄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김 청장은 신당역에 이어 국립의료원에 마련된 피해자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