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싸울 결심? 중국, 대미 로비액 절반 이하로 급감

입력
2022.09.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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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지출액, 전년 대비 한국은 줄고 일본은 50% 늘어

편집자주

초연결시대입니다. 글로벌 분업, 기후변화 대응, 빈곤퇴치 등에서 국적을 넘어선 세계시민의 연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같은 시대, 같은 행성에 공존하는 대륙과 바다 건너편 시민들의 민심을 전합니다.

미국과의 화해 가능성이 멀어진 탓일까. 2018년 이후 3년간 세계 최대 대미 로비를 펼쳤던 중국이 올 들어서는 돌연 로비 규모를 절반 이하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정부 이후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하면서 적극적인 로비활동으로 유화적인 해결에 나섰지만, 바이든 정부 출범에도 갈등이 고착화되자 포기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미국의 정치자금 추적 분석단체 오픈시크릿츠(OpenSecrets)에 따르면, 지난해 8,437만 달러(1,161억4,400만 원)에 달했던 중국의 로비 집행액이 올 들어서는 이날 현재 1,021만 달러(약 140억5,700만 원)에 머물고 있다. 연말까지 남은 4개월을 감안해도, 전년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치는 셈이다. 2017~2018년 1,800만 달러 수준이던 중국의 대미 로비액은 2019년 화웨이와의 거래를 제한하는 등 미국의 대중 제재가 본격화하면서 2019년 6,720만 달러, 2020년 7,331만 달러로 급증하는 등 지난해까지 3년간 독보적 로비 1위 국가로 집계됐다. 러시아의 로비 지출액도 트럼프 정부 기간에 크게 늘어났지만 올 들어서는 지난해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한국의 대미 로비 지출액은 3,369만 달러로, 2020년(3,421만 달러)에 비해 약간 줄었지만 일본은 3,065만 달러에서 4,643만 달러로 50% 이상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서는 로비활동이 합법이다. 다만 외국 정부와 기업을 위해 일하는 로비스트는 외국대리인등록법(FARA·The Foreign Agents Registration Act)에 따라 미 법무부에 ‘외국 대리인(foreign agent)’으로 등록하고 지출 금액과 내역을 신고해야 한다. 미국 비영리 민간기구 책임정치센터(CRP) 산하의 오픈시크릿츠는 이를 토대로 외국 로비 의뢰자와 대리인을 분석하고 있다.

한편 2016년 이후 대미 로비 누적금액은 중국이 2억8,057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2억5,880만 달러)과 한국(2억2,018만 달러)이 2, 3위를 차지했다. 이어 카타르, 마셜제도, 러시아, 이스라엘 등의 순으로 많았다.

송은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