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종영한 KBS 2TV 주말극 '신사와 아가씨'가 넷플릭스 글로벌 톱 텐 차트에 올랐다. '오징어 게임' 이후 한국 드라마의 강세가 이어지긴 했지만, 주 시청 타깃이 50대 이상으로 한국적인 정서가 짙은 '내수용' 드라마가 해외에서 통하자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12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신사와 아가씨는 TV쇼 부문에서 글로벌 6위를 차지했다. 지난 7일에는 글로벌 3위까지 순위가 치솟기도 했다.
'신사와 아가씨'는 KBS 2TV에서 방영된 52부작 드라마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방영됐다. 부인과 사별하고 아이 셋을 홀로 키우는 재벌 회장 이영국(지현우)과 열 네살 연하 박단단(이세희)의 사랑이 이야기의 주축이다. 한국 주말극에 익숙한 소재인 '재벌'과 '기억 상실', '삼각 관계' 등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회장의 주변 인물 중 한 명인 조사라(박하나)는 이영국과의 결혼을 위해 그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막장 거짓말도 서슴지 않는다.
흥행 보증 시간대인 KBS 2TV 주말극으로, 방영 당시 최고 시청률 38.2%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주인공인 지현우에게 지난해 KBS 연기대상을 안기기도 했다. 하지만 인지도 높은 한류 스타가 출연하는 드라마도 아니고 흔히 K-드라마라고 하면 떠올리는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지옥'과 같은 장르와도 전혀 달라 해외 시청자의 호응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신사와 아가씨'는 현재 아시아, 중동, 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공개돼 있다. 한국 넷플릭스에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모로코,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에서 TV쇼 부문 1, 2위에 올라 특히 높은 인기를 구가 중이다. 이 밖에도 8위에는 수리남, 9위에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0위에는 '환혼'이 이름을 올려 K-드라마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