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이파? 므르복? "14일 한반도 온다"는 태풍, 이름 헷갈린 까닭

입력
2022.09.08 14:30
"힌남노가 무이파 흡수해 성장" 알려졌으나
무이파 후보 열대저압부, 태풍 되지 못한 채 흡수돼
무이파는 태풍으로 성장 후 북상 중

온라인에서 '12호 태풍 무이파'로 불리는 열대성 저기압이 14일쯤 한반도 일대로 진입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태풍 무이파가 한반도로 실제 상륙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그런데 일부에선 이 열대성 저기압을 무이파가 아닌 '13호 태풍 므르복'으로 부르기도 했다. 이는 앞서 발생했지만 태풍이 되지 못한 채 힌남노로 흡수된 다른 열대성 저기압을 태풍으로 혼동한 결과다.

11호 태풍 힌남노가 지난 6일 한반도를 스치고 지나가면서 포항 등지에서 많은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7일부터는 뒤이어 한반도를 지나칠 태풍을 예상하는 언론 보도와 정보글이 쏟아졌다. 주로 전 세계 기상 정보 및 예측을 제공하는 체코산 웹서비스 '윈디'의 예측을 토대로 "새 태풍이 추석 끝나고 14일쯤에는 제주 해역, 15일쯤에는 중부지방을 지나갈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부에선 이 열대성 저기압을 '13호 태풍 므르복'으로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기상청은 이 열대저기압을 므르복이 아닌 무이파로 부르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기상당국은 해당 열대저기압이 태풍으로 성장하기 전 단계인 '열대저압부(Tropical Depression)'일 때도 잠정적으로 무이파라는 이름을 붙인 상태였다.


그러면 므르복이란 명칭은 어디서 나타났을까. 이를 이해하려면 우선 태풍의 이름을 붙이는 방식을 알아야 한다. 태풍 이름은 세계기상기구(WMO) 산하 태풍위원회 소속 14개국이 미리 제출한 이름 총 140개에 순번을 붙여 놓고, 일본 기상청에 의해 태풍으로 인정(10분 평균 최대 풍속 초속 17m)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순서대로 붙이게 돼 있다. 미리 정해진 순서상 힌남노 다음으로 나타나는 태풍은 무이파다. 그다음은 므르복, 난마돌 순이다.

므르복이 등장한 것은 앞서 무이파로 이름을 붙였던 '태풍 후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만 동쪽 해역에서 힌남노보다 늦게 발생한 열대저압부는 한때 태풍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고, 잠정적으로 무이파로 불린 바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태풍으로 성장하기 전에 힌남노에 흡수되면서 결국 정식으로 무이파라는 이름이 붙진 않았다.

이것이 "태풍 힌남노가 태풍 무이파를 흡수해 강력한 태풍이 됐다"는 식으로 알려지면서, 다음으로 한반도로 오는 태풍은 '므르복'이 될 것이라는 오해가 생겼다. 실제로 힌남노에 흡수된 열대저압부가 태풍 무이파로 성장했다면, 현재 무이파로 불리는 태풍은 므르복으로 불렸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 무이파로 발전한 열대저압부가 없었기 때문에, 현재 북상하는 태풍은 므르복이 아닌 무이파로 지정됐다.


현재 기상청은 무이파를 태풍으로 성장한 후 힌남노와 비슷한 경로로 북상할 것으로 보고 주시하고 있다. 다만 태풍의 장기적인 행로는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실제로 한반도에 상륙할 것인지, 또는 힌남노처럼 덩치를 키워 비슷한 영향을 미칠지를 속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와 일본 기상청 등은 무이파의 행로를 13일까지만 예측하면서 오키나와 남부 해역까지는 올라올 것으로 예상했다.

인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