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스위스 국적의 레이서, 세바스티앙 부에미(Sébastien Buemi)가 F1 무대에 이름을 올렸다. 수년 만에 등장한 스위스 드라이버의 등장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고 몇 시즌 동안 좋은 평가를 이끌어 내며 커리어를 이어갔다.
세바스티앙 부에미는 F1 무대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무대에 도전을 이어갔다. WEC는 물론 전기 레이스인 포뮬러 E 등에 참여하며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다채로운 커리어를 보다 화려하게 장식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럴까? 2017년에는 F1의 전설 중 하나이자 '서킷 위의 교수'라 불리는 알랭 프로스트(Alain Prost)는 세바스티앙 부에미가 F1 리저브 드라이버에 머무르고 있음을 탄식하기도 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2022년, 세바스티앙 부에미는 WEC와 포뮬러 E에서 많은 우승을 이워냈고,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의 정상에 오르는 영광을 누렸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있다.
포뮬러 E 시즌 8의 마지막 경기, 서울 E-프리의 본격적인 레이스를 앞두고 그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Q 포뮬러 E 시즌 8의 마지막을 위해 대한민국, 서울을 찾았는데 그 소감이 궁금하다.
세바스티앙 부에미(이하 부에미): 우선 대한민국에 모터스포츠, 특히 포뮬러 E에 관심을 가진 팬들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그리고 기간 중에 다채로운 이벤트 및 행사가 펼쳐지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회의 열기를 느낄 수 있기에 '시즌 8의 마지막 경기'가 더욱 기대된다.
Q 다채로운 레이스 커리어 속에서 포뮬러 E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부에미: 가장 먼저 언급할 부분은 '포뮬러 E'는 전기차를 기반으로 한 모터스포츠라는 점이다. 덕분에 엔진 소음이나 배출가스 등 여러 부분에서 운영의 부담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도심 속에서 레이스를 펼칠 수 있다.
더불어 '데일리 이벤트'로 운영된다는 점도 특별한 부분이다. 실제 연습 주행과 순위 결정전 방식의 예선 레이스, 그리고 본선 레이스가 모두 하루에 진행되는 방식이다. 이는 F1, WEC 등과는 확실한 차이가 있다.
레이스 속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다. 우선 스트릿 서킷에서 경기를 진행하는 만큼 트랙의 노면 상태가 '균일하지 않음'을 전제로 해야 한다. 여기에 타이어 역시 슬릭 타이어가 그루브를 적용한 타이어를 사용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레이스카의 경우에도 전기차라는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출력 전개의 질감이나 배터리 패키징 등으로 인해 차량의 전체적인 반응이나 움직임이 일반적인 싱글 시터 레이스카와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Q 현재의 Gen 2 레이스카가 서울 E-프리를 끝으로 사라진다. 그 소감이 궁금하다.
부에미: 돌이켜보면 포뮬러 E의 첫번째 레이스카, Gen 1에서 지금의 Gen 2 사양으로 변경될 때 많은 부분이 달라지고, 더욱 완성도 높은 레이스카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Gen 1의 경우에는 당대의 전기차 기술, 특히 배터리와 주행 거리의 한계 등으로 인해 경기 중에 레이스카를 바꿔 타기도 했습니다. 주행 성능 역시 지금보다 부족했습니다.
이번 서울 E-프리를 끝으로 Gen 2의 시대는 끝나고 다음 시즌부터는 더욱 강력한 성능으로 빠르게 달리는 Gen 3 레이스카가 등장합니다. 많은 부분이 바뀌고, 성능도 향상되는 만큼 기대가 크다.
포뮬러 E의 초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대회에 참여하며 이러한 변화와 발전을 함께 하고 있음이 무척 기쁘고 자랑스럽다.
Q 다채로운 레이스 커리어, 특별한 순간이 있을까?
부에미: 레이서에게 있어 최고의 순간은 아마 '우승'의 순간일 것 같다. 포뮬러 E 시즌 2에서 첫 우승도 무척 기뻤고, WEC에 출전해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때에도 무척 기뻤다. 그리고 F1 무대에서 첫 레이스를 할 때에도 기억에 남는다. 지금 생각해도 모두 멋지고 특별한 순간이었다.
Q 본격적인 레이스 커리어 이전에는 어떤 성장 과정을 거쳤을까?
부에미: 우선 가족의 영향이 컸다. 할아버지가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에 참가했고, 또 힐 클라임 레이스 활동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스위스 국내에서 '고가트 딜러' 사업을 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고가트를 체험하며 '드라이빙'의 경험을 쌓을 수 있엇다. 가족, 그리고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바탕으로 '세바스티앙 부에미'가 레이서로 성장할 수 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유소년 기에는 고카트 경험이 무척 중요하다 생각한다. 드라이빙과 레이스의 기본적인 요소, 시스템등을 배울 수 있고, 실제 '경쟁'을 하며 기량을 키울 수 있다.
고카트를 경험한 모든 선수가 성공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고카트'를 경험하지 않는다면 싱글 시터 레이스 부분에서 성공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Q 스위스는 레이스를 금지한 나라인데 어려운 점은 없었을까?
부에미: 맞다. 스위스는 1950년대,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에서 발생한 참사 이후 주요 레이스의 개최, 운영 등을 금지한 나라다. 하지만 고카트 레이스는 금지되지 않았다.
더불어 스위스 주변에 여러 나라들이 모두 모터스포츠 및 레이스가 발달된 나라이며, 여러 서킷이 있다. 물론 스위스에서 각 국가, 그리고 개별 서킷을 오가는 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래도 좋은 성적을 내고 발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유럽의 다른 선수들과는 사뭇 다른 어려움, 번거로움을 이겨내고 계속 활동을 이어가며 현재에 이를 수 있게 됐다.
이외에도 스위스의 여러 기업들의 도움을 받았다. 스위스는 꿈을 쫓는 이들을 후원하고 또 다양한 부분에서 함께 하고자 하는 훌륭한 브랜드, 사업가들이 많은 나라라 생각한다.
오늘의 인터뷰를 준비한 맥슨과 맥슨 코리아 역시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특히 맥슨은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레이스카는 물론 의료 및 각종 첨단 산업에 적용되는 모터 및 각종 부품 등을 공급하고 있는 훌륭한 기업이다.
실제 레이스를 하던 중 워터텀프의 문제가 있어 이를 교체하려고 할 때 팀에서 가장 좋은 제품으로 바꾸자며 선택한 것이 '맥슨'의 제품이었다. 이렇게 맥슨은 업계에서도 인정 받는 기업이다.
Q 레이서에게 빠질 수 없는 것이 '자동차'라 할 수 있다. 소유하고 있는 차량 중에 애용하는 차량과 가장 좋아하는 차량은 무엇일까?
부에미: 레이서 활동도 있지만 그와 별개로도 자동차를 무척 좋아하고 실제 여러 차량들 보유하고 있다. 심지어 과거에 함께 했던 레이스카 역시 매입, 관리하고 있을 정도다.
평소에 가장 많이 타는 차량은 닛산의 전기차, 리프다. 집에서도 쉽게 충전할 수 있어서 애용하고 있고, 스위스 자체가 전기차를 운영하기 좋은 나라라 일상의 파트너가 되었다.
출력을 끌어 올린다면 닛산의 GT-R, 그리고 렉서스의 LFA가 특별하게 느껴진다. 모든 차량들이 저마다의 매력을 갖고 있어 어떤 차량이 최고다고 말할 수 없지만 GT-R이 유독 애정이 가는 것 같다.
참고로 소유하고 있는 차량은 아니지만 어릴 적부터 페라리 F40을 무척 좋아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Q 레이스 외의 시간에는 어떤 모습일까?
부에미: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역시 가족이다. 실제 시간이 날 때마다 가족과 함께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이들의 등하교를 돕고, 대화와 여행 등 함께 시간을 보내는 데에 많은 노력을 할애한다.
아이들이 아직 어려 아빠가 왜 해외 출장을 자주 다니는지 쉽게 이해하지 못하고 아쉬워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빠의 직업, 그리고 직업의 특성 등을 이야기하고 설명하는 일이 잦다.
Q 앞으로의 꿈, 목표가 있다면?
부에미: 여러 목표가 있다. 레이스에서는 우선 포뮬러 E에서의 우승을 노리고 있다. 그리고 포뮬러 E, 그리고 활동 중인 다른 레이스 카테고리에서도 우승 기록을 쌓고자 한다.
확실하진 않지만 앞으로 몇년 동안은 레이서의 커이러를 이어가고 싶다. 그리고 가족과의 행복, 그리고 가족의 사업은 물론 개인적으로 새롭게 준비하는 사업 등에 대한 준비와 행동을 이어갈 것 같다.
이외에도 아직 고민하고 있는 몇가지 미래가 있는데 그에 대한 고민, 생각 그리고 준비를 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가 될 것 같다. 아직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아마 '모터스포츠 관련된' 일이 될 것 같다.
촬영협조: 체커스, 맥슨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