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봉하마을서 "대통령 누구든 확실히 밀어주자"

입력
2022.09.02 11:02
'고액강연료' 논란 방송인 김제동 
8월 27일 봉하음악회서 토크콘서트
"요즘 20만원짜리 강연 다녀" 근황 전해

'고액강연료 논란'으로 한동안 방송활동이 뜸했던 방송인 김제동이 자신의 근황을 알리며 "누가 이 나라의 대통령이든 밀어줄 땐 확실하게 밀어주고 입장이 바뀌었을 때는 좀 도와주자"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김제동은 지난달 27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잔디동산 특설무대에서 열린 제13회 봉하음악회에서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정치 성향이 달라) 감정은 이해가 돼도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간에, 되고 나면 우리 모두가 믿어줄 준비가 돼 있고 잘만 하면 서로 손잡고 갈 준비가 돼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 진짜 시민들의 힘"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토크콘서트는 '고액 강연료' 논란으로 방송에서 하차한 지 약 3년 만이다.

김제동은 "제가 요즘 중·고등학교 다니면서 강연하고 있다. 무료강연은 아니고, 18만 원에서 20만 원 정도 준다"며 "얼마 전에 (인근 지역인) 양산에서도 섭외가 들어와서 오려고 했는데 막판에 교장 선생님께서 '정치 얘기하면 안 된다'고 해서 (못 왔다)"고 말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혹시 그 교장 선생님 아시는 분 계시면 이야기 좀 전해 달라. 정치 얘기 안 한다고"라며 "내가 살면서 무슨 정치 얘기를 했나. 눈 작고 큰 얘기밖에 안 했다"고 했다.

헌법 관련 이야기를 하던 도중에도 그는 "오늘 제가 한 얘기 중에 정치적인 얘기 있느냐"며 "대한민국 헌법은 좌우 모두가 함께 합심해서 만들었다. 그 헌법 얘기하자는 거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헌법 정신은) 한마디로 얘기하면 '우리(국민)가 진리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권력대행이라 하지 않고 권한대행이라고 한다. 왜냐면 권한은 여러분께 있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중에 또 (대통령이) 바뀌게 되더라도 대한민국의 주인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준다"고도 했다.


"정치 얘기 안 해... 헌법 얘기"

또 "정치 성향이 다르다고 우리가 맨날 갈라져 싸워야 하냐"며 "그래서 우리가 임진왜란을 맞았고, 그래서 우리 조국이 분단됐다"고 '통합'을 강조했다. 통합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 신념이기도 하다.

이날 토크콘서트는 약 50분간 진행됐다. 김제동은 관객들의 환호가 쏟아지자 "여기서 제 이름 연호하고 그러면 신문에 '정치집회'라고 나간다"며 "하지 말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날 음악회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77번째 생일을 기념하고 시민들에게 위안과 즐거움을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제동의 토크콘서트 외에도 가수 알리, 육중완밴드, 정태춘, 박은옥 등의 공연도 2시간가량 펼쳐졌다.

행사에는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 차성수 깨어있는시민문화체험전시관장, 김두관·김정호 의원 등을 비롯해 경찰 추산 7,0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박민식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