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이용자의 취향을 반영해 제품 색상을 수시로 바꿀 수 있는 냉장고를 선보인다.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통해 가전제품의 디자인을 바꾸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업(up) 가전' 전략의 결정판이다.
류재철 LG전자 H&A 사업본부장 부사장은 1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2022가 열리는 독일 베를린 메세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LG 디오스 오브제컬렉션무드업은 고객의 눈으로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탄생한 제품"이라며 "패널을 바꾸지 않아도 터치만으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개인 맞춤형 가전"이라고 말했다.
가전제품의 주요 선택 요인으로 디자인이 꼽히면서 최근 가전업체들은 다채로운 색상을 적용한 제품을 내세우고 있다. LG전자 역시 'LG 오브제 컬렉션'을 통해 베이지, 그린, 핑크 등 다양한 패널을 장착한 가전을 선보였다. 하지만 고객이 제품의 색상을 바꾸려면 비용을 지불해 패널을 교체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신제품은 냉장고 도어에 발광 다이오드(LED) 광원을 부착해 색상을 바꿀 수 있는 기능을 적용했다. 고객은 LG전자 사물인터넷(IoT) 앱 '씽큐'를 통해 냉장고 도어 상칸 22종, 하칸 19종의 색상을 원하는 대로 조합해 적용할 수 있다. 도어가 4개인 상냉장 하냉동 냉장고의 경우 17만 개가 넘는 색상 조합이 가능하다. 또 제품 상단에는 블루투스 스피커를 통해 분위기에 맞는 음악도 재생할 수 있다. 가령 '크리스마스 모드'를 켜면 냉장고가 분위기에 맞는 색상으로 변하고, 캐럴 음악이 나오는 식이다.
류 부사장은 "차갑게 유지되어야 하는 냉장고에서 빛을 내뿜어야 하기 때문에 발열과 방열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며 "이를 위해 2년 동안 제품을 개발하면서 48개의 특허를 출원했다"고 말했다. 무드업 기능을 실행할 경우 기존 동급 냉장고보다 한 달에 2,700원가량(누진세 적용 제외) 추가된다.
한편 LG전자는 인플레이션 위기의 영향으로 침체된 가전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①업가전을 통한 차별화 전략과 ②시장 맞춤형 전략을 내세운다는 방침이다. 우선 이번 신제품처럼 출시하는 전 제품에 업가전 기능을 접목하겠다는 계획이다. 류 부사장은 "그동안 가전업체들은 고객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상위 몇 개 기능만 제품에 추가해 판매했다"며 "청바지를 좋아하는 고객을 위해 세탁기에 청바지 세탁 기능을 추가하는 것처럼 개인 취향에 안성맞춤으로 업가전을 모든 제품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 LG전자는 기후 변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달라진 시장 수요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계획이다. 올여름은 유럽 전역이 유례없는 무더위가 찾아왔으며, 최근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으로 가스 공급이 끊기는 상황까지 맞이했다. 류 부사장은 "올여름 유럽에 룸 에어컨 수요가 올라간 만큼 튀르키예 공장을 통해 맞추고 있다"며 "또 에너지 대란 때문에 가스를 전기로 대체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에어컨에 들어가는 히트펌프 기술을 활용한 보일러 시장에서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