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수영 선수 조셉 스쿨링(27)이 대마 복용 사실을 자백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스쿨링은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 당시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의 남자 접영 100m 4연패를 저지하고 금메달을 차지한 싱가포르의 유일무이한 '수영 영웅'이다.
국민적 사랑을 받던 그의 일탈에 현지 여론도 동정론과 강경론으로 양분되는 모습이다. 싱가포르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반대에도 마약사범에 대한 사형집행을 강행하고 있는 국가다. 정황상 스쿨링이 사형될 가능성은 낮지만, 최종 처벌 수위 발표 이후 추가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스쿨링은 지난달 30일 싱가포르 중앙마약국(CNB)에 "지난 5월 동남아시안게임(SEA)이 개최된 베트남 하노이에서 대마를 복용했다"고 자백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인생의 힘든 시기를 거치면서 잘못된 판단을 했다"며 "제 실수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대국민 사과문을 올렸다.
CNB 조사 결과, 스쿨링의 대마 중독 현상은 경미했다. 최초 검사에서 음성반응이 나올 정도로 소량의 대마를 섭취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스쿨링은 대마 복용 이유에 대해 "지난해 도쿄올림픽 예선에서 탈락한 이후 부친도 같은 해 11월 사망해 정신적으로 매우 약해진 시기였다"고 CNB 측에 해명했다.
싱가포르 국방부는 즉시 처벌에 나섰다. 스쿨링은 현재 싱가포르 군에서 의무 복무 중인 상황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전날 "스쿨링은 6개월 동안 소변검사를 받을 것이며, 군사훈련 예외 등 수영 선수로서 받았던 모든 특권도 취소된다"고 강조했다. .
싱가포르의 유일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자백에 여론은 둘로 쪼개졌다. 싱가포르수영연맹은 "우리는 불법 마약 복용 행위에 대해 무관용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스쿨링의 대마 복용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에드윈 통 문화사회청소년부 장관은 "스쿨링이 심각한 판단 착오를 저질렀으나 그건 실수일 뿐"이라며 "스쿨링은 우리의 이해를 얻을 자력이 있다"고 두둔하고 나섰다.
법적 처벌의 키를 쥐고 있는 사법당국은 공식 입장 표명을 미루고 있다. 다만 K. 샨무감(K. Shanmugam) 법무부 장관은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스쿨링은 싱가포르에 영광을 가져다준 인물"이라며 "싱가포르인들은 그의 상황을 충분히 공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 마약법은 자국민이 해외에서 금지 마약을 소비한 것이 확인될 경우 최대 징역 10년에 2만 싱가포르달러의 벌금을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500g 이상 대마를 밀매하다 적발돼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사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 실제로 싱가포르는 지난 4월 지능지수(IQ) 69의 말레이시아 지적장애인 마약사범에 대한 사형을 집행한 바 있다.
스쿨링은 현재 대마 복용 혐의만 받고 있을 뿐, 밀매에 대한 정황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싱가포르경영대의 유진 탄 법학교수는 "그의 행동이 용납되지 않지만 자백을 했고 음성반응이 나와 어느 정도 법적 면죄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