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날 수 없는 무역적자...정부, 중국·반도체·에너지 '3대 리스크' 중점 관리

입력
2022.08.31 18:16
5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에
잘 나가던 수출도 상승에 꺾여
정부, 3대 위험 요인부터 손질

5개월 연속 이어진 사상 최악의 무역적자로 성장 엔진에 경고등이 켜지자 정부가 중국·반도체·에너지 등 3대 리스크 중점 관리에 들어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1일 부산 신항에서 대통령 주재로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출경쟁력 강화 전략'을 발표했다.

무역수지 악화에 잘 나가던 수출 성장세도 둔화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수출은 총 4,111억 달러(약 544조 원)로 해당 기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연말까지 지난해 기록한 최고 실적인 6,444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수출 성장세가 서서히 가라앉을 낌새가 보이고, 무역수지 또한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수출은 55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하는 데 그쳤다. 6월에 16개월 만에 한 자릿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까지 2개월 연속 한 자릿수에 머문 것이다.

무역수지도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5개월 연속 무역적자는 2007년 12월∼2008년 4월 이후 14년 만이다. 무역수지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올해 들어 원유와 가스, 석탄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90% 급증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과의 무역수지도 넉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대중 무역수지가 4개월 연속 적자를 낸 건 한중 수교를 맺은 1992년 8월 이후 처음이다.

나아가 우리나라 핵심 수출 품목인 반도체도 주춤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 줄었다. 대중 수출이 11.2% 감소한 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반도체·에너지 등 3대 위험 요인 중점 관리


정부는 국내 무역의 3대 위험 요인을 중국·반도체·에너지 등으로 꼽고, 중점 관리에 들어갈 계획이다.

①우선 대중 수출 활력 회복을 위해 경제·산업 협력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첨단 소재·부품·장비, 서비스 등 양국이 전략적으로 육성 중인 분야의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중국의 탄소중립 2060, 제로코로나 정책에 맞춰 스마트시티, 재생에너지 등 전략 그린산업 수출을 지원하고, 한국 소비재를 대상으로 대중 디지털 마케팅 지원도 강화한다.

이와 더불어 고위 협력 차원에서 한·중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연내 산업·통상장관회의를 개최하고, 한·중 경제장관회의를 정례화해 국내 기업의 대중국 수출 활동을 안정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②반도체 산업 경쟁력 향상과 수출 지원도 강화한다. 앞으로 5년 동안 340조 원 규모의 기업 투자를 돕기 위해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을 근거로 입지·인프라·절차 간소화와 세제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소재·부품 기업을 대상으로 글로벌 전시회 참가를 지원하고, 비즈니스 상담회 개최 등 현지 마케팅도 강화한다.

단기 유동성 지원 측면에서 반도체 소부장 중소기업 대상 수출 신용보증을 확대하고, 수출보험 우대 등 단기 무역금융 지원도 확대한다.

③아울러 가격이 급등한 액화천연가스(LNG), 석유를 액화석유가스(LPG)나 바이오 연료 등으로 대체해 에너지 수입액을 절감할 계획이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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