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무협 판타지 장르의 가능성을 보여준 tvN 드라마 '환혼'이 지난 28일 9.2%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5.2%의 시청률로 시작해 최고 시청률 9.5%(18회)를 찍으며 뒷심을 발휘했다는 기쁨도 잠시, 마지막 회를 본 시청자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소문만 무성했던 파트1의 여주인공 '무덕이(정소민)'가 나오지 않는다는 '여주 교체설'이 사실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tvN 관계자는 "무덕이라는 캐릭터는 정체가 밝혀지면서 석화됐고 따라서 파트2에 정소민 배우는 출연하지 않는다"며 "고윤정 배우가 파트2에서 어떤 역할로 나올지는 방송을 통해 확인해 달라"고 설명했다. '낙수' 역을 맡은 고윤정 배우는 파트1 초반에도 등장한 바 있다.
파트1 20회가 공개되자마자 시청자 게시판인 네이버 실시간 'TALK'에는 "몰입감이 떨어진다"며 주연배우가 다음 시즌에 바뀌는 데 대한 반감이 쏟아졌다. 특히 환혼은 무덕이 역할에 앞서 신예 박혜은이 캐스팅됐다가 정소민으로 교체되며 잡음이 일었던 터라 드라마 팬들은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시청자들의 이런 반응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드라마의 주연배우가 도중에 교체되는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건, 사고와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아닌 이상 핵심 배역이 바뀌는 건 극히 드문 사례다. 지난해 KBS2 드라마 '달이 뜨는 강'이 '온달' 역을 지수에서 나인우로 교체했던 것도 지수의 학폭 논란이 터진 데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 2018년 SBS 드라마 '리턴'에서 주인공 '최자혜' 역이 고현정에서 박진희로 교체된 것도 고현정과 제작진의 갈등으로 촬영을 지속하기 어려웠던 게 원인이 됐다.
그러나 환혼은 이들과는 전혀 다른 사례라는 게 제작진 입장이다. tvN 측은 "파트2에 정소민 배우가 나오지 않는 건 스토리 전개상 필요에 의한 것으로 사실 '배우 교체'라는 말도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영혼이 몸을 바꿔 가며 살아간다는 드라마 설정상, 인물의 외형이 달라지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얘기다.
다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파트2를 위해 파트1의 마지막 회를 무리하게 진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정소민 배우가 시즌2에 안 나오는 건 애초 기획된 면이 있고, 환혼 콘셉트상 충분히 이해된다"면서도 "한국 시청자들은 엔딩에 민감한데 시즌2를 봐야 될 이유를 제시하기 위해 20회에 충격 요법을 써서 당혹감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로써 파트1에서 주종 관계, 사제 관계, 연인 관계를 넘나들며 이야기의 중심 축을 이뤘던 무덕이와 장욱의 관계가 파트2에서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무덕이의 육체를 벗어난 낙수의 영혼을 장욱이가 알아볼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파트2는 이미 촬영이 진행 중이다. '환혼: 빛과 그림자'란 제목으로 12월에 방영된다. 20부작이었던 파트1과 달리 파트2는 10부작으로 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