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5년간 조선업 현장에서 일어난 사망 사고자 대부분이 하청업체 직원이거나 경력 3개월도 되지 않은 비숙련 근로자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조선업계 일감 수주가 늘어나는 가운데 인력난과 위험의 외주화는 계속되고 있어 노동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30일 주요 조선사 8곳과 함께 산업안전보건리더회의를 개최했다. 숙련이 필요한 고위험 작업이 많고 인력이 자주 바뀌는 조선업 특성상 원·하청 모두의 안전보건 수준 개선을 위해서는 원청 대표인 최고경영자(CEO)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자리였다.
고용부에 따르면 2017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조선업계에서는 56건의 사망 사고가 일어나 65명이 사망했다. 모든 위험은 약자에게 집중됐다. 69.6%는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가 당한 사고였고, 나머지는 모두 3개월 미만 비숙련 근로자 사례였다.
문제는 앞으로 안전사고 위험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2016년 224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까지 떨어졌던 수주량은 지난해 1,749만 CGT로 증가했고, 올해도 7월까지 979만 CGT를 수주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주가 증가함에 따라 기업이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하면서 안전조치와 수칙을 무시할 가능성이 높고, 정비 및 보수 작업이 늘어나면 안전사고 위험성은 커진다. 올해 1~7월 제조업 사망사고 116건 중 45%가량은 설비 정비 및 보수작업 중에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만성적인 인력난에 외국인 근로자를 비롯한 비숙련 인력 채용이 늘고 있어 위험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 특히 조선업은 직접 작업 수행 인력의 80%가 하청업체 소속인 고질적인 이중구조를 보이고 있고, 생산 일정에 따라 단기적인 '하청의 하청' 활용이 잦다. 이 장관은 "하청업체의 안전보건 수준 개선은 생산성 향상과 원청의 기업가치 상승으로 되돌아올 것"이라며 "안전보건 관리 상태 개선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 이행하고 아낌없는 투자를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